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가격을 낮추고 현지 공략에 나선다. 경쟁 모델인 토요타 '미라이'를 견제하는 동시에 오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신형 넥쏘 흥행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판매하는 수소차 넥쏘 가격을 인하했다. 트림별 7500~2만 달러(한화 약 853만~2275만원)까지 낮췄다. 수소차 보조금 혜택을 고려하면 미국 소비자는 최저 2만9885달러(약 3400만원)에 넥쏘를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가 넥쏘 가격을 전격 인하한 배경은 수소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처음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당시 예상했던 판매량을 현저히 밑돌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넥쏘는 총 112대다. 1월(23대), 2월(25대), 3월(30대), 4월(18대), 5월(16대)로 이어가고 있다.
경쟁 모델인 토요타 미라이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도 풀이된다. 혼다가 내년 수소차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현대차와 토요타 양강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토요타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2세대 미라이를 트림별 4만9500달러~6만6000달러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 모델 대비 9000달러 이상 낮춘 가격이다. 인하 전 넥쏘 현지 판매가(5만8935달러~6만2385달러)와 비교하면 기본트림의 경우 1000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토요타에 글로벌 수소차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점도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을 앞당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 판매대수는 4000대로, 지난해 1분기(2100대)의 두 배로 증가했다. 1~3월,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체 수소차 중 토요타 차가 절반인 2000대였고, 1800대가 현대차 넥쏘였다.
현대차가 넥쏘 판매 가격을 인하하면서 토요타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만 해도 토요타의 대대적인 공세에 현대차가 오는 2023년 넥쏘 신형 모델 출시 전까지 시장 주도권을 뺏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면서 "이번 가격 인하로 다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들의 수소차 경험 확대가 향후 신형 넥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초 넥쏘 2021년형 모델의 국내 판매가를 작년 대비 125만원가량 낮추며 해외 판매가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