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동화기업 계열사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헝가리 공장 가동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환경단체가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법원이 지난해 당국으로부터 받은 통합 환경 인허가 효력을 정지하면서다. 회사는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헝가리 비영리단체인 'EMLA 협회(EMLA Egyesület)'는 지난 1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쾨르니에키 법원이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지난주에 받은 환경 보호 허가의 집쟁 권한을 사실상 정지했다"며 "이 때문에 시설을 지어도 가동을 시작할 수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냈다.
법원이 허가를 정지한 것은 환경 시민단체인 베데질레(Védegylet)와 레베고 문카소포트(Levegő Munkacsoport·영어명 The Clean Air Action Group)가 동화일렉트로라이트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때문이다. 첫 공판은 내년 3월 30일 열린다.
소쉬쿠트시는 지난해 12월 동화일렉트로라이트에 공장 설립 과정의 필수 절차 중 하나인 통합 환경 인허가를 내줬다. <본보 2021년 2월 26일 참고 동화일렉트로라이트 헝가리 공장, 시당국 승인> 공장 건설 계획이 순항하는 듯 보였으나 이번 소송에 발목이 잡혔다.
동화기업은 공장 설립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중이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달리 동화일렉트로라이트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해액 공장과 N-메틸피롤리돈(NMP) 정제 공장은 각각 내년 1월과 3월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지난해 9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소쉬쿠트(Sóskút)시에 전해액 생산 공장과 NMP 정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액은 450억원에 이른다. 전해액 생산설비와 NMP 정제 공장은 각각 연간 2만t 규모를 갖춘다.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지난 6월 시생산 후 2022년 초부터 고객사에 전해액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내부와 현지 사정으로 인해 준공 시점을 연말께로 미뤘다. 여기에 환경단체 소송으로 인해 인허가 집행도 정지되면서 생산·공급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될 위기에 놓였다.
전해액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꼽힌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잘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해액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편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전해액 제1 공장에 이어 제2 공장 증설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시준 동화기업 사장은 지난 8월 헝가리 출장길에 올라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와 회동했다. 박 대사와 이 사장은 헝가리 투자환경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