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세계 3대 항공기 제작사인 브라질 '엠브레어' 자회사 '이브 에어 모빌리티(Eve Air Mobility, 이하 EAM)'로부터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핵심 부품 수주를 따냈다. 기체 개발부터 부품 공급에 이르기까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전 생태계를 아우르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EAM은 14일(현지시간) KAI를 자사 eVTOL 파일론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파일론은 항공기의 날개, 동체와 엔진 등을 연결하는 구조물이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납품 일정 등은 알리지 않았다.
KAI는 EAM과의 공급 계약을 계기로 AAM 부품 시장 진출 신호탄을 쐈다. 특히 대외적으로 공개된 첫 파일론 수주 사례다. KAI가 취급하는 다양한 항공기 부품 중 파일론 설계·제작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뛰어든지 6년 만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으로 낙점한 2개 분야에서 접점을 가진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수주는 KAI와 EAM 모회사인 엠브레어와의 오랜 파트너십이 기반이 됐다. KAI와 엠브레어는 지난 2009년 소형 제트기 동체부분 제작 계약을 체결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7년 약 2800억원 규모의 기체 구조물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3년까지다. 현재 엠브레어의 △군용 수송기 'KC-390' △민항기 'E190-E2' 등에 KAI가 공급한 날개 구조물이 장착돼 있다.
KAI는 작년 1월 미래 에어모빌리티 분야를 ‘글로벌 KAI 2050비전’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지역항공모빌리티(RAM)과 이 둘을 모두 포함하는 AAM까지 공략한다. 지난해 진주시·경상국립대·경상국립대병원·GS건설·GS칼텍스·LG유플러스와 AAM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KAI는 UAM과 RAM 등 AAM 교통망에서 실질적인 운송수단으로 사용될 미래항공기체(AAV)를 연구하고 개발한다.
EAM은 엠브레어가 지난 2020년 투자 설립한 eVTOL 제조사다. 오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eVTOL을 개발하고 프로토타입을 테스트 중이다. EAM의 eVTOL은 최대 60마일의 속도를 내며, 4~6명의 승객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상파울루주 타우바테시를 첫 번째 eVTOL 생산 공장 부지로 낙점했다.
요한 보르데이스 EAM 최고경영자(CEO)는 "KAI는 다양한 항공기에 수많은 항공구조 부품을 공급하면서 품질, 기술 및 비즈니스 성과 면에서 탁월한 평판을 얻고 있다"며 "KAI가 프로토타입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우리의 공급업체 목록에 합류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