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원상사, 배터리·OLED 소재 시장으로 사업 확대 추진

강신우 대표, 싱가포르 '더월드포트폴리오' 인터뷰
"OLED 진출…배터리 셀 제조사 파트너십 강화"
"해외 고객 확보도 주력…10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

 

[더구루=오소영 기자] 정밀화학 소재 제조사 미원상사가 사업 다각화에 힘쓴다. 주력 분야인 생활화학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해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소재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향후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 상당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강신우 미원상사 대표이사(전무)는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더월드폴리오'와의 인터뷰에서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원상사는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감광제)를 국내 최초로 상업화했다. 감광제는 디스플레이의 픽셀 밝기를 조절하는 핵심 반도체 소자 박막 트렌지스터(TFT) 제조에 필요하다. TFT 기판에 입체적인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에 쓰인다. 강 대표는 감광제 기술력을 토대로 OLED 시장까지 넘보며 전자재료 사업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전해액 첨가제와 바인더를 필두로 하는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는 셀 제조사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국의 배터리 생태계는 독보적이며 (배터리 셀 업체들은) 중국 경쟁사들과 함께 3대 셀 제조사로 존재감을 발휘했다"며 "이들(배터리 셀 회사)과의 협력을 통해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도 기존 고객과 공고한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니즈에 대응한다. 강 대표는 "고객에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제시하기보다 점점 진화하는 반도체 산업의 요구 사항에 대응해 제품 개발과 생산 확대를 지원했다"며 "공동 개발의 접근 방식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들은 당사 역량을 알고 일본 제품보다 한국 소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우리 제품 포트폴리오의 95%를 구성하는 1차 기업과 관련돼 있다"고 부연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계기로 한국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봤다. 일본의 규제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자 소재 기술 확보가 중요해졌고,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강 대표는 이러한 변화에 기반해 고객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출 30~4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고객 다각화는 매우 중요하다"며 "첫째 1차 기업과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두고, 둘째 일본 고객을 확보하며, 셋째 미국에 기반을 둔 주요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 전망은 반도체와 배터리 모두 긍정적이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과 초고성능컴퓨팅(HPC),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도 지난해 정체기를 겪었으나 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는 게 강 대표의 전망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에 대해서는 "기회이자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강 대표는 "미국의 새로운 제조 시설에 (소재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돼 이는 당사에 기회를 제공한다"면서도 "하지만 불확실성이 만연해 위험도 따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 행정부가 방향을 바꾸면 미국 생산시설을 위한 막대한 투자가 예상대로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며 "가령 배터리 공장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IRA의 폐기를 거론한 바 있다. 만약 폐기된다면 배터리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해 미국 투자를 망설일 수 있다. 이는 현지 공급 기회를 노렸던 미원상사에도 악재다.

 

강 대표는 생활화학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개인위생용품 소재는 여전히 강력한 캐시카우"라며 "생활화학 사업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성장 목표도 제시했다. 강 대표는 "지난 60년 동안 고유한 강점을 내세워 규모와 경쟁력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주력했다"며 "향후 5~10년 동안 규모를 두 배 늘려 궁극적으로 10억 달러 상당의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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