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크로아티아가 SMR(소형모듈원자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크르슈코 원전(Krško NPP) 1호기의 운영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원자력 에너지 실무 그룹(Nuclear Energy Working Group)도 구성하는 등 다음 스텝을 고민하는 있다.
20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정부는 슬로베니아의 크르슈코 원전 2호기 참여와 SMR 도입 가능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
크르슈코 원전 1호기의 경우 오는 2043년 운영이 종료된다. 슬로베니아는 2호기로 1000~1650MW(메가와트) 규모의 원전 건설을 계획 중에 있으며, 비용은 90~150억 유로(약 13조5000억~22조5000억원)로 예상된다.
크로아티아는 크르슈코 원전 부지의 공동 소유 국가로서 2호기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크로아티아는 그동안 크르슈코 원전에서 연간 3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공급 받아 왔으며, 이는 크로아티아 전체 전력 소비량의 16%를 담당했다.
크로아티아는 현재 전체 전력 소비량의 40%에 해당하는 약 7600GWh(기가와트시)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크르슈코 원전 운영이 중단된다면 전력 수입 비중은 56%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크로아티아가 SMR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SMR은 건설 기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20년간 연료 재충전 없이 연속 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강물이나 바닷물 없이 용융염이나 금속 냉각 방식으로 운영 가능하며 산업단지나 도시 인근에 배치 가능해 송전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
크로아티아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도 부합한다. 크로아티아는 풍력과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총 2000MW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원전과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한 신규 원전과 SMR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가기관과 원자력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원자력 에너지 실무 그룹도 설립했다. 이 그룹은 원자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기존 원전과 SMR의 재정적·경제적 장단점을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