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정책, 법원 판결로 제동… 對중국 협상력 약화 우려

2026.05.11 11:01:44

14일 미중 정상회담서 관세 문제 주요 의제 전망

 

[더구루=홍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 협상력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동원한 '글로벌 10% 관세'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관세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오는 14일 오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지난 7일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기반해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새로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법률에 위반돼 무효"라며 2대 1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하자, 이번에는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각국에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한 바 있다.

 

코넬대 경제학과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이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으며, 중국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 주석이 경제 및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더 광범위하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이제 신뢰할 만한 '최후통첩'이라기보다 '공허한 허풍'처럼 보인다"고 부연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재판관 중 일부가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 승소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테드 머피 수석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많은 미국 기업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10% 관세로 거둔 수십억 달러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아직 분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 관세를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를 부과하기에 앞서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나온 시점이 중요하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301조에 따른 관세가 법적으로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보지만, 이 관세 역시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301조는 다른 국가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항으로, 조사 및 의견수렴 절차 등 수개월 과정이 필요하지만 법적 기반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과잉 산업 생산 국가와 강제 노동 제품 차단에 미흡한 국가를 겨냥한 301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무역 담당관 출신인 사라 슈먼 비컨 글로벌 스트래티지스 상무는 "트럼프 첫 임기 동안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무역법 301조에 의거해 여러 차례 관세를 부과했던 사실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여러 가지 선택지는 여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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