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미국 내에서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규모 센터 대신 일반 주택에 서버를 분산 배치하는 ‘홈 데이터센터’ 모델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대형 주택 건설사인 풀티그룹은 엔비디아, 캘리포니아 소재 에너지 스타트업 스팬과 손잡고 신축 주택 외벽에 소형 데이터센터 '노드'를 설치하는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XFRA’로 불리는 이 노드에는 엔비디아의 액체 냉각식 RTX PRO 6000 블랙웰 GPU가 탑재된다.
이번 사업은 최근 하이퍼 스케일러(거대 IT 기업)들이 직면한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및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현재 미국 14개 주에서는 전력 과소비와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신축 제한 법안이 검토될 만큼 여론이 악화된 상태다.
홈 데이터센터 모델은 기존 주택의 유휴 전력망을 활용함으로써 인프라 구축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100MW급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데 통상 3~5년이 소요되지만, 8000가구에 분산형 노드를 설치할 경우 6개월 만에 동일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구축 비용 역시 MW당 1500만 달러(221억원)에서 300만 달러(44억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주택 소유자에게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장비 설치는 무료이며, 주택 소유자는 월 약 150달러의 정액 요금만 내면 전기와 고속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패널과 배터리 백업 시스템을 지원받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정전 등 비상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보안과 신뢰성 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기업용 데이터를 일반 가정집 차고나 외벽에서 처리할 때 발생하는 물리적 보안 취약성과 사이버 공격 위험 때문이다. 또한 주택소유자협회(HOA)의 설치 승인 및 규제 당국의 보험 가이드라인 마련도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대규모 AI 학습용 센터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에지 컴퓨팅’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및 투자전문회사 JLL의 숀 파니 부사장은 "과거 대형 컴퓨터가 스마트폰으로 들어왔듯 데이터센터 역시 주거 공간으로 파고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