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북미 물류의 요충지인 캐나다에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의 북미 트레일러 법인 현대트랜스리드를 통해 현지 딜러망을 확보하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상용 공급을 본격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이르면 내달 발표될 '60조 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앞두고 한국 기업들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우호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현대트랜스리드에 따르면 회사는 캐나다 유력 트레일러 딜러사인 ‘브레드너 트레일러(Breadner Trailer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현지 판매 및 서비스를 시작한다. 브레드너 트레일러는 지난 1965년 설립된 온타리오주를 기반으로 한 베테랑 업체이다. 현대차는 이번 협력으로 캐나다 시장 내 수소 상용차 판매 및 서비스 기반을 공고히 하게 됐다. 현재 캐나다 전역에는 11대의 엑시언트 수소트럭이 실증 사업에 투입돼 운행 중이다. 유럽과 북미 시장을 통틀어 누적 1300만 마일에 달하는 주행 기록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받았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사업 확대를 단순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넘어 국가적 전략 사업인 잠수함 수주전과 연계된 '경제 협력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한국의 조선소를 시찰하며 역량을 확인한 가운데,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은 그간 "진정 원하는 것은 자동차 공장 같은 산업적 이익"이라며 국방 조달을 통한 산업 활성화 의지를 강조해 왔다.
현실적으로 대규모 완성차 공장 건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제시한 '생산·충전·모빌리티를 연계한 수소 생태계'는 캐나다 정부의 산업 고도화 욕구를 충족시킬 실질적인 대안 카드로 읽힌다. 한화오션이 이미 현지 철강사 출연 및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와의 협력을 약속하며 방대한 경제 협력 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현대차가 실질적인 수소 모빌리티 인프라를 구축하며 한국 측 제안의 산업 협력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다.
현재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캐나다 정부가 다음달 의회 여름 휴회 이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의 수소 모빌리티 공세가 막판 수주 경쟁에서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