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전 세계적인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엘니뇨는 기온 상승과 함께 기후 패턴을 교란해 글로벌 농작물 공급망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미국 기후예측센터(CPC)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5월에서 7월 사이 적도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달할 확률이 82%”라며 “11월에서 내년 1월 사이 정점에 이를 때 '강함' 또는 '매우 강함' 수준이 될 확률이 67%”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지질유체역학연구소도 “앞으로 두 달 안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엘니뇨는 전 세계 기상 패턴을 교란할 뿐만 아니라, 세계 평균 기온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로 열대 지방에서 시작해 현상이 정점에 달하는 12월경에는 호주,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로 퍼져나간다.
이러한 기상 변화는 에너지와 농산물 시장을 흔들 뿐만 아니라 홍수와 가뭄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1997년 발생한 엘니뇨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최소 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1000억 달러(약 149조원)의 피해를 유발했다.
세계 최대 선물 중개업체인 ‘마렉스(Marex)’의 보고서에 따르면, 엘니뇨는 △팜유 △커피 △코코아 △면화 △밀 △쌀 같은 곡물의 수확량을 감소시킨다. 마렉스는 “곡물 재고 수준은 날씨로 인한 생산 충격과 계절적 생산 주기에 매우 민감하다"며 "엘니뇨 기간에는 생산량이 감소 재고가 빠르게 급감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지질유체역학연구소는 “엘니뇨의 위력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열대 지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 현상은 대서양 서부의 윈드 시어(풍향·풍속이 갑자기 바뀌는 현상)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윈드 시어가 늘어날 경우 미국과 캐나다, 중앙아메리카의 피해가 극심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의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지질유체역학연구소는 “현재 태평양 해수면 아래 깊은 곳에 형성된 따뜻한 물 덩어리가 엘니뇨 발생에 대한 강한 확신을 주고 있다”며 “이 따뜻한 물을 해수면으로 밀어 올려 대기와 직접 상호작용하게 만들 '서풍'이 불어오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