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러시아가 북극항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대체 물류 경로로서 북극항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극항로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원자력 쇄빙선단 운영을 오는 2030년까지 최대 17척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현재 총 8척의 원자력 쇄빙선을 운영 중이다.
특히 신형 프로젝트 22220 쇄빙선은 일체형 원자로 RITM-200을 탑재해 최대 3m 두께의 빙하를 돌파할 수 있다. 또한 심해와 하구 모두에서 운용이 가능해 서로 다른 등급의 쇄빙선 2척을 대체하는 효율을 낸다. 설계 수명은 40년에 달한다.
추가 원자력 쇄빙선 건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건조 중인 ‘추코트카’는 올해 12월, ‘레닌그라드’는 2028년, ‘스탈린그라드’는 2030년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 두꺼운 얼음을 뚫을 수 있는 차세대 쇄빙선도 준비 중이다.
러시아는 쇄빙선을 단순한 운항 지원 수단이 아니라 시장 진입 장벽으로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 근해를 따라 위치한 북극항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당국의 허가와 쇄빙선 호송이 의무화 돼 있다. 국제 사회가 북극항로를 ‘중립적 국제 수역’처럼 이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지리적 접근성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180억 달러(약 27조4600억원)를 투입해 항만·터미널·구조 인프라를 확충 중이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약 13억8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가 추가 배정될 예정이다.
북극항로는 최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통제되면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12%, LNG(액화천연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 이후 선박 보험료는 500~600% 폭등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까지 상승했다.
안토니나 샤르코바 러시아 재무대학 교수는 “북극항로는 새로운 석유·가스 물류 공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는 북극을 국제 운송과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로 새롭게 편입 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