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은행권 기업대출이 1400조원을 넘어섰으나, 자금 공급이 우량기업과 담보대출 중심으로 쏠리고 있다. 취약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408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6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 조달 부담이 커지며 기업 자금 수요가 은행권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공모채 발행 비용이 높아지자 대기업·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은행권도 연체 위험이 낮은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은행권 기업금융 확대 흐름은 중소기업 대출에서도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5월 말 684조4572억원으로 1년 새 17조7161억원 증가했다.
다만 증가분이 중소기업 전반에 고르게 배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4월 신규 중소기업대출 중 연 3%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은 12.1%로 지난해보다 3.9%포인트 확대된 반면,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은 1.2%에 그쳤다.
통상 저금리 대출이 신용도와 담보력이 높은 차주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 증가세가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선별 대출 흐름은 담보대출 비중에서도 확인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대출 비중은 2023년 84.5%에서 올해 1분기 86%로 올랐다.
은행권의 보수적 여신 기조는 중소기업 건전성 악화와 맞닿아 있다. 올해 2월 말 국내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2%로 대기업대출 연체율 0.19%의 약 5배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