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아프리카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스탠다드 뱅크’가 아프리카 은행 최초로 위안화 결제은행에 지정됐다. 중국과의 무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안화 거래를 최종적으로 정산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이 확대되면서 미국 달러화 거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은 지난 26일 스탠다드뱅크과 중국공상은행(ICBC)을 '아프리카 위안화 결제은행'으로 공동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탠다드뱅크는 아프리카 내 다른 중소 은행들이 중국과 거래할 때 필요한 위안화 자금을 최종적으로 정산해주고, 부족한 위안화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 중국인민은행으로부터 직접 위안화를 조달받아 분배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리처드 드 로스 스탠다드뱅크 기업·투자금융 부문 운영 총괄은 "초기에는 스탠다드뱅크가 이미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진출해 있는 아프리카 19개국을 중심으로 위안화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아프리카 내 다른 4개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 거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뱅크는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상업은행 최초로 중국의 위안화 국경 간 청산·결제 시스템인 ‘CIPS’에 가입했다. 이후 현재까지 68억 위안(약 1조5370억원) 규모의 국경 간 결제를 처리해왔다.
스탠다드뱅크가 위안화 결제은행으로 지정된 것은 단순히 CIPS 전산망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중국 정부가 스탠다드뱅크를 아프리카 대륙의 공식 위안화 공급 기지로 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의 통제를 받는 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회) 체제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전 세계 무역 결제 대부분은 SWIFT 체제 안에서 달러화로 이뤄진다. 아프리카 기업도 SWIFT를 통해 중국과 거래해 왔는데, CIPS를 이용할 경우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직거래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중국이 아프리카 53개국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며 무역량과 위안화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안화 결제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량은 전년 대비 이미 18% 증가했으며 총 규모는 3400억 달러(약 522조7500억원)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