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선물거래소, 니켈 개방으로 '글로벌 금속 시장' 재편 시동

2026.07.11 00:00:59

공급망 분절 속 149년 역사 LME 단일 기준 체제 탈피 흐름
인도네시아와의 '니켈 생태계' 무기로 위안화 주도권 확보

 

[더구루=김수현 기자]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가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니켈 계약을 개방하며 지역 중심의 새로운 거래 지형 구축에 나섰다. 지정학적 갈등과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지역별로 분절되면서, 149년 역사의 런던금속거래소(LME)가 주도해 온 단일 기준 가격 체제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반기 상하이 니켈 선물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증가했다. 시장 과열이 반영된 지난 1월 한 달간의 거래량만 3050만 메트릭톤에 달했다. 같은 기간 LME의 니켈 선물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비철금속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최근 LME의 니켈 재고는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상하이의 재고는 계속 축적돼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과잉 금속 물량이 상하이선물거래소 창고로 유입되면서 기존 LME와 분리된 두 개의 독립된 실물 가격 책정 중심지가 출현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의 이번 니켈 시장 개방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중국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니켈 공급국이 된 인도네시아와 이를 수입하는 중국 본토 제련소 간의 생태계를 활용해, 역내 가격 책정 주도권을 중국과 위안화로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금속 시장의 지역화 흐름은 구리와 철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관세 부과 예고 직후, 미국 CME 뉴욕 계약 가격이 LME 가격과 크게 벌어지며 디커플링(탈동조화)됐다. 철강 분야에서는 LME가 오는 10월 중국 국내 계약인 상하이 열연코일(HRC) 가격을 연동한 '달러 결제 선물 계약'을 상장하기로 하는 등 거래소 간 협력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특정 거래소의 승자독식이 아닌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국면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LME의 전체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며, 상하이거래소 역시 아연을 제외한 비철금속 계약 활동이 일제히 늘었다.

 

미국 CME 역시 일반 계약의 10분의 1 크기인 마이크로 구리 계약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급증한 350만 톤을 기록했다. 실물 교역 패턴 재편으로 지역 간 차익거래 범위가 넓어지면서 글로벌 3대 금속 거래소가 동반 성장하는 흐름이다.

김수현 기자 su26@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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