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CJ대한통운이 인도에서 친환경 물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합작 물류법인 CJ다슬 로지스틱스(CJ Darcl Logistics, 이하 CJ다슬)가 인도 정부 주도 민관협력 조직인 NHEV(National Highways for Electric Vehicles)와 손잡고 현지 고속도로에 대형 전기 화물차를 투입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기 화물 운송의 상업적 모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NHEV는 9일(현지시간) CJ다슬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인도 정부의 '기업환경개선(Ease of Doing Busines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체결됐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까지 5000km 규모 전기트럭 전용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대규모 저탄소 물류를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모델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충전 인프라 구축과 대형 전기트럭 매입·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대상 도로는 전기트럭만 다닐 수 있도록 지정될 예정인 'ZET(Zero Emission Trucking) 고속도로' 구간이다. 첫 시범 노선은 벵갈루루-첸나이(Bengaluru-Chennai) 구간이다. 해당 구간은 교통량이 많아 전국 확대에 앞선 검증 무대로 낙점됐다는 것이 CJ다슬 측 설명이다.
인프라는 NHEV가 짓는 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통해 구축한다. 이 시설은 전기차 충전과 배터리 교환, 태양광 발전, 전용 창고, 물류 허브까지 한곳에 모았다. CJ다슬은 이 인프라를 활용해 차량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한편, 노선 전체의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MOU는 델리 접경 지역도 겨냥했다. 국가수도권(NCR) 진입로에서 디젤 트럭이 실은 화물을 전기트럭으로 그대로 옮겨 싣는 '트레일러 교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화물 운송에 공백을 만들지 않으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실제 운영은 전문 물류 서비스업체가 맡아 차량 관리와 운전자 교육을 담당할 예정이다.
CJ다슬은 현지 탈탄소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인도 정부에 물류비 절감과 탄소 감축을 함께 달성하려면 정책 선언에 그치지 않는 '집행 중심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철도·연안 운송 비중 확대, 운전자 교육·안전 투자, 배출 감축 성과와 연동한 인센티브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번 NHEV와의 MOU를 통해 해당 요구를 실제 인프라 사업으로 옮긴 셈이다. <본보 2026년 2월 2일 참고 CJ대한통운, 인도 정부에 개혁 촉구…"물류비 낮추고 탄소 깎아야">
아비지트 신하(Abhijeet Sinha) NHEV 프로그램 디렉터는 "CJ다슬의 규모와 운영 역량은 인프라 구축 속도에 맞춰 대형 전기차량 도입 방안을 검증할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니힐 아가왈(Nikhil Agarwal) CJ다슬 대표는 "단순히 전기차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인도 물류산업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 보여줄 확장 가능한 모델을 함께 만들어가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한편 CJ다슬은 현재 인도 통합물류(FTL) 시장 1위 사업자다. 1986년 델리-아삼 구간을 오가던 가족 경영 운송업체로 출발해, 2017년 CJ대한통운에 인수되며 CJ그룹의 인도 물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산 규모는 3667억 원까지 늘며 CJ대한통운 해외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