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 기업 만들겠다"는 아르헨티나, 실제 법안에는 '사람'이 필수

2026.07.11 00:00:52

자동화 기업, 인간 관리자 필수

 

[더구루=홍성일 기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사람의 개입없이 인공지능(AI)이 운영하는 '비인간 기업(non-human corporations)'을 설립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히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다. 하지만 실제 제출된 법안에는 인간의 개입이 필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AI를 이용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의도였다며 새로운 법이 투자를 활성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달 '자동화된 기업(Automated Company)'의 법적 범주를 신설하는 포괄적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기업은 AI가 독립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인간 직원 없이 운영될 수 있는 형태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았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법률안 제출 전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인간의 개입없이 AI가 운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라며 "AI나 로봇이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밀레이 대통령의 기고문과 법률안이 제출되자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됐다. 무엇보다 인간의 개입이 없다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누가 지냐는 점이 핵심 쟁점이 됐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AI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하면, 기업의 책임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해당 법안은 인간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법안에는 AI나 알고리즘 시스템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동화된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운영을 총괄 감독할 인간 관리자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해당 법안은 기업이 AI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에 가까웠다.

 

이에 결국 아르헨티나 정부가 AI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안을 제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 전문가들은 "정부 법안은 AI 비즈니스를 펼치기 원하는 기업들에게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며 "기업의 AI 활용을 명시한 법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도 "해당 법안은 투자 유치를 위한 더 좋은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아직까지 AI 에이전트 기술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릴만큼 고도화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 유럽이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아르헨티나가 주목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아르헨티나의 접근 방식이 매력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인재들이 정말 아르헨티나로 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일 기자 hong62@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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