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문턱 확 높인다…현금 3000만원·20주씩 거래

2026.07.17 00:00:30

기본예탁금 3000만원으로 상향…매매 단위 20주로 확대
신규 상장·광고 중단…괴리율 관리 기준 3%→2%로 강화

 

[더구루=변수지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매매 단위를 20주로 확대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ETF 급락과 변동성 확대 우려에 따라 신규 상장과 광고·마케팅도 중단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전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거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한다. 현재는 예탁금의 70%를 보유 주식으로 충당할 수 있어 주식 700만원과 현금 300만원으로도 투자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3000만원 전액을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필요한 현금이 최소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0배 늘어나는 셈이다.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는 오는 8월 중 시행된다.

 

매매 단위도 기존 1주에서 20주로 잠정 확대한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주당 1만~2만원대에 거래돼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매매 단위를 높여 거래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매매 단위 변경은 증권사별 전산 개발 기간을 고려해 오는 11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ETF의 순자산가치(NAV)와 시장가격 간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 관리도 강화한다.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낮추고 적정 괴리율을 위반한 ETF 운용사에는 신규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투자자 사전교육은 현행 2시간에 손실 사례 중심 심화교육 1시간을 추가해 총 3시간으로 늘린다. 챕터별 평가를 강화해 60점 미만이면 해당 교육을 다시 이수하도록 한다.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존 상장 상품에 대한 증권사·운용사의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도 즉시 금지한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도 보완을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2026년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언급하며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신속한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현재 국내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가 상장돼 있다. 해당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해 상승 시 수익이 커지는 만큼 하락 시 손실도 빠르게 확대된다. 횡보장에서도 일별 수익률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대규모 리밸런싱 거래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버리지 ETF 운용사는 매일 기초자산을 사고팔아 목표 배율을 맞추는데, 주가 급락 시 매도 물량이 종가에 집중되면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하루 리밸런싱에 필요한 주식 거래 규모를 7000억원에서 최대 2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도 “코스피 급락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디레버리징이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추종하는 일부 2배 레버리지 ETF가 하루 30% 넘게 하락하자 운용사들이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했고,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변수지 기자 seoz@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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