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정작 수소 사업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소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연방 정부와 발맞춰 주정부의 수소 지원도 미뤄지고 있다.
19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RAND연구소는 지난달 '캘리포니아 탈탄소 전력 시스템 내 수소의 역할 평가(Assessing the Role of Hydrogen in California's Decarbonizing Electric System)'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캘리포니아주 에너지위원회(CEC)의 의뢰로 작성됐다. RAND연구소는 수소가 하루 단위로 충·방전하는 단기 용도에서는 경쟁력이 낮지만, 여름에 만들어 겨울에 쓰는 식의 '계절 저장' 용도에서는 배터리보다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술 상용화 준비 정도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수소 사업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 수소 생산·저장·활용 실증사업에 재정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실제 집행은 올해 상반기로 미뤄졌다. 또 격년으로 작성하는 통합에너지정책보고서(IEPR)에 수소 관련 평가를 의무적으로 포함하기로 했음에도 올해 4월 발행된 2025년판 IEPR에 전력·교통 부문의 청정수소 확대 방안이 메인이 아닌 별도 항목으로 다뤄졌다.
연방 정부의 수소 관련 지원은 줄고 있다. 미 에너지부(DOE)는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ARCHES)와 태평양 연안 북서부(PNWH2) 등 서부 해안에서 진행할 2개 수소 허브 사업에 대해 22억 달러(약 3조원)의 지원을 취소했다. 청정수소 생산세액공제의 공사 착공 시한은 기존 2033년 1월 1일에서 2028년 1월 1일 이전으로 5년 앞당겼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캘리포니아 외 지역에서의 사업 기회와 사업 조달 여건을 확인하고, 생산세액공제에 맞춰 사업 일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수요에 힘입은 천연가스 발전(가스터빈)과 진행 속도가 더딘 블루수소 사업을 구분해 접근하되, 국내와 유립은 전해조를 비롯해 원천기술 실증에 우선을 두는 '투트랙 전략'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