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서울반도체가 인도 내 대규모 제조 공장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 인도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2단계 반도체 지원책(Semicon 2.0)을 승인하자마자 현지 진출 검토에 착수하면서, 중국과 베트남에 이은 새로운 핵심 생산 거점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와 인도 외신 등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인도 내 공장 설립을 목표로 △타밀나두 △카르나타카 △구자라트 주정부와 부지 선정 및 투자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검토는 인도 연방 내각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총 1조 2750억 루피(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육성 정책인 '세미콘 2.0'을 의결한 직후 구체화됐다.
서울반도체의 인도 진출 구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반도체는 이미 지난 2023년 10월 DJ 킴 부사장이 인도 뉴델리에서 부펜드라 파텔 구자라트 주지사와 직접 면담을 갖고 현지 공장 설립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당시 구자라트주 측은 반도체 허브 도약 청사진을 제시하며 강한 유치 의지를 보였고, 서울반도체 역시 적극적인 관심으로 화답하며 수년간 현지 진출 기회를 모색해 왔다.
3년 가까이 공들여온 인도 진출 구상이 최근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인도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이 있다. 서울반도체는 그동안 인도 시장에서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왔으나, 세미콘 2.0을 통해 패키징 및 조립 분야에 제공되는 25~35% 수준의 자본지출 보조금 혜택이 확정되자 현지 생산 체제 구축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정부 간 유치전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일찍이 서울반도체와 스킨십을 이어온 구자라트주는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입주 실적을 앞세우고 있으며 △타밀나두주는 최고 수준의 주정부 추가 보조금과 전력 세제 혜택을 △카르나타카주는 '벵갈루루'의 풍부한 설계 인프라와 반도체 전용 단지를 강점으로 내세워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반도체가 인도 공장 설립을 확정할 경우 기존 △한국 △미국 △중국 △베트남에 이은 글로벌 다섯 번째 생산 기지이자 인도 내 첫 제조 거점이 된다.
서울반도체가 추진하는 공장은 거대 자본과 용수가 요구되는 전공정 팹(Fab)이 아닌 후공정 조립·패키징 라인인 만큼, 주정부와의 인센티브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부지 선정 및 사업 추진 절차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LED 및 광반도체 특허 경쟁력을 갖춘 서울반도체의 합류로 인도의 디스플레이 및 완성차 부품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인도 정부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반도체는 발광다이오드(LED) 및 광반도체(Optical Semiconductor) 분야 글로벌 전문기업이다. 와이어와 패키지 없이 칩을 PCB에 직접 실장하는 '와이캅(WICOP)'과 자연광 스펙트럼 재현 기술인 '썬라이크(SunLike)' 등 1만 8000여 개의 세계적인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차·디스플레이·조명·가전 전 영역에 걸쳐 광반도체 광원 및 모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