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E톡신 '보이' EU서 승인…판도 변화 예고

2026.07.21 10:03:10

8시간 내 효과 발현·2~3주 지속…A형 아성에 도전장
캐나다 이어 한 달 만에 승인…美는 제조 결함에 발목

[더구루=김현수 기자] 애브비(AbbVie)의 자회사 앨러간 에스테틱스(Allergan Aesthetics, 이하 앨러간)가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이 유럽 시장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 20년간 A형 톡신이 독점해온 안면 미용 주사제 시장에 속효성·단기지속형 E형 톡신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실사용 데이터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앨러간의 ‘보이(Boey·트레니보툴리눔톡신E)’를 성인 환자의 중등도~중증 미간주름(glabellar lines) 개선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보이는 유럽경제지역(EEA)에서 승인된 최초의 속효성·단기지속형 신경독소다.

 

보이는 추미근과 눈살근에 총 700유닛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시술한다. 세로타입 E 기전은 A형 톡신과 다른 부위에서 SNAP-25(신경신호 전달을 매개하는 단백질)를 분해한다. 실제로 SNAP-25를 잘라내는 역할을 하는 경쇄(light chain)가 세포 안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분해돼, 근육 마비 효과도 그만큼 일찍 사라진다. 투여 약 8시간 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2~3주 안에 사라진다. 이는 애브비 자사 제품인 보톡스 코스메틱(onabotulinumtoxinA)을 비롯한 A형 신경독소의 통상적인 지속 기간인 3~4개월에 비해 상당히 짧은 수준이다.

 

EU 집행위원회의 이번 승인은 성인 미간주름 환자 7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 ‘M21-500’·‘M21-508’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공동 1차 평가변수는 4점 만점의 안면주름척도에서 기저치 대비 2등급 이상 개선을 보인 환자 비율이었으며, 투여 7일째 연구자와 환자가 각각 평가했다. 두 시험 모두 7일째 효과가 최고조에 달했고 2~3주 안에 주름이 기저 수준으로 돌아왔다. 눈꺼풀 처짐, 눈썹 처짐, 외측 눈썹 상승(메피스토 징후) 등 이상반응은 각각 치료군의 1% 미만에서 발생했다.

 

보이의 유럽 승인은 지난달 캐나다 허가에 이어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다만 미국 관문은 넘지 못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동일 성분(미국 제품명 트레니보트)에 대해 효능이나 안전성이 아닌 제조 관련 결함을 이유로 보완요구서한(CRL)을 발급했다.

 

앞서 앨러간 에스테틱스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보이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확보하며 이번 승인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CHMP 의견 단계부터 유럽 30개국 출시 준비가 본격화된 만큼, 이번 최종 승인으로 상업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본보 2026년 5월 27일자 참고 기사 앨러간 E형 톡신 '보이', 유럽 허가 초읽기…CHMP '긍정적 의견'>

 

보이가 진출하는 안면 주사제 시장은 애브비 자사의 보톡스 코스메틱을 비롯해 경쟁사의 신규 제품까지 가세하며 여전히 A형 독소가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지속형 E형 톡신이 A형 제품과 나란히 확고한 틈새시장을 개척할지, 장기지속형 치료로 넘어가기 전 시험적 수단에 그칠지 앞으로 발표될 실사용 데이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앨러간은 "보이의 차별점은 효능의 크기가 아니라 지속 기간에 있다"며 "장기간 효과 지속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위한 짧고 예측 가능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mak@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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