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이탈리안 비스트로 '올리페페'는 지난해 12월 첫 매장을 연 이후 누적 방문객 12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CJ푸드빌 관계자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22일 찾은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 건물 2층에 자리한 '올리페페 강남점'. 지난 16일 문을 연 이곳은 CJ푸드빌이 광화문과 여의도, 판교에 이어 내놓은 네 번째 매장이다. 강남은 국내외 내로라하는 외식 브랜드가 사활을 거는 F&B(식음료) 최고 격전지다. 오피스 상권의 평일 점심 수요는 물론, 주말 데이트·모임 수요까지 한 번에 잡아야 살아남는 시장이다. CJ푸드빌이 브랜드의 향방을 가를 시험대로 강남을 선택한 이유다.
올리페페는 '올리브(Olive)'와 후추를 뜻하는 '페페(Pepe)'를 합친 이름이다. 브랜드명을 대표하는 두 식재료를 중심으로 정통 이탈리아 식문화를 풀어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매장 콘셉트도 지역마다 다르다. 광화문점은 '이탈리아의 거리', 여의도점은 '이탈리아의 광장', 판교점은 '이탈리아의 동네'를 콘셉트로 삼았다면, 강남점은 가족과 이웃이 식사를 함께하는 '이탈리아의 뒤뜰'을 구현했다.
2층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기존 1~3호점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왼쪽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와인셀러와 오른쪽 바(Bar)가 시선을 끌었다. 식사에 자연스럽게 와인을 곁들이는 이탈리아 다이닝 문화를 입구에서부터 직관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커다란 통창에는 아침부터 내리던 빗방울이 빗금을 그렸고, 매장 곳곳 놓인 레몬나무와 따뜻한 노란색 톤의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마치 이탈리아의 뒤뜰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렀다.
점심시간이 되자 120석 매장은 금세 만석을 이뤘다. 인근 직장인들이 3~4명씩 무리를 지어 들어왔고, 비어있는 테이블을 찾기 어려웠다. 와인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테이블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창가석에서는 비에 젖은 강남대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저녁이면 데이트나 모임 수요가 몰릴 만한 분위기였다.
매장 중앙에 있는 대형 화덕에서는 직원들이 반죽을 연신 넣고 빼느라 분주했다. 이탈리아산 카푸토 밀가루로 치댄 도우가 순식간에 피자로 완성되는 과정을 손님들이 바로 볼 수 있는 오픈 키친 구조라 하나의 볼거리였다.
자리에 앉아 직접 코스를 맛봤다. 식전빵과 '부라타 카프레제', 이어 브랜드명을 딴 시그니처 화덕피자 '올리 올리베'가 나왔다. 세 가지 올리브와 다섯 가지 치즈, 통마늘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도우의 맛을 짭조름하게 잡아줬다. 올리브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운 만큼 시그니처 메뉴다운 존재감을 보였다. 뒤이어 나온 파스타 '카치오 올리페페'는 굵은 원통형 지타 면의 탱글한 식감에 알싸한 후추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메뉴는 강남점만의 차별화 카드인 스테이크였다. T본 부위를 활용한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는 안심과 등심의 육즙을 머금고 있었다. 그레몰라타와 올리브 타프나드, 페퍼그레이비를 곁들이자 풍미가 깊어졌다. 특히 안심은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였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강남점 개장 이후 스테이크 메뉴 매출이 기존 점포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고 귀띔했다. 2030 타깃에 맞춰 와인 라인업과 헤비한 메인 요리를 대폭 강화한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식사의 끝은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 카놀리가 장식했다. 매장에서 직접 반죽한 바삭한 셸 속 바닐라 크림과 은은한 카라멜 향이 어우러졌고, 리사르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가 여운을 남겼다.
올리페페는 지난해 12월 광화문 1호점을 시작으로 여의도와 판교를 거쳐 강남까지 매장을 넓혔다. 7개월간 누적 방문객은 12만명을 넘어섰고, 사전 예약 고객만 4개 매장 합산 1만명을 웃돈다. 전 매장에서 2030 고객 비중은 55% 이상이다. 특히 강남점은 와인 매출과 2030 고객 비중이 가장 높은 매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점포에서 검증한 메뉴와 공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강남점에서는 스테이크와 와인 경쟁력까지 더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CJ푸드빌은 강남점을 통해 올리페페의 '넥스트 스텝'을 가늠해 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강남점은 그동안 축적한 메뉴와 공간, 서비스 경험을 집약해 브랜드의 다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매장"이라며 "강남점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이탈리안 다이닝 브랜드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