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을 혹평했다. CXMT 주가가 상장 직후 400% 넘게 올랐지만 공모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공공 부문이 주도하는 중국 자본시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CXMT의 중국 과창판(커촹반·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 상장에 대해 ‘실패작’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CXMT의 상장 첫날 상승 폭은 지나치게 극단적이었다”며 “분석가들은 이번 공모가 설정이 저평가됐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고 꼬집었다.
CXMT는 과창판 거래 첫날 공모가(8.66위안) 대비 465.82% 오른 49위안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55.03위안(+535.45%)까지 오르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2800억 위안(약 711조7000억원)으로 직전 1위였던 중국공상은행(ICBC)의 시가총액 2조7600억 위안(약 598조9000억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CXMT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공공 부문 주도의 중국 자본시장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 CXMT 공모 물량 중 절반은 중국 중앙정부의 여러 사회보장기금과 차이나 포스트 생명보험 등 국유 기업들에게 배정됐다. 이들은 최소 1년 이상의 보호예수 기간 이후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수익을 내기 위해선 공모가를 최대한 낮춰야 하는 셈이 됐다.
CXMT 지배 구조도 공공 부문이 장악하고 있다. 리서치 기관 ‘가베칼’(Gavekal)에 따르면, CXMT 본사가 위치한 허페이시 정부가 특수 목적 투자조합을 통해 지분 36%를 보유 중이다. 국유 벤처캐피탈 기구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가 2대 주주이며, 안후이성 정부가 뒤를 잇고 있다. 이들 모두 적극적인 이윤 창출과 거리가 먼 소극적 투자자로 평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관료주의적 IPO(기업공개) 시스템은 시장 친화적이지 않다”면서 “CXMT의 579억2000만 위안(약 12조5000억원) 자금 조달은 커 보일 수 있지만, SK하이닉스가 미국 상장을 통해 조달한 265억 달러(약 38조8500억원)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