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투입' 한화, '美 핵추진 잠수함 건조' 오스탈 USA 인수 추진

2026.08.11 09:28:47

최대 12억 달러 제안…기존 오스탈 지분 19.9%와 별도 거래
모빌 조선소, 100억달러 수주잔고…美 군함 사업 확대 발판
버지니아·컬럼비아급 모듈 공급망 참여 기대감↑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이 보유한 미국 해군 핵심 함정 건조사 인수를 추진하며 현지 해양 방산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미 해군 수상함부터 버지니아·컬럼비아급 핵추진 잠수함까지 아우르는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해 미국 함정 사업 참여 폭을 대폭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는 11일 "오스탈의 미국 사업 인수를 위한 예비적·비구속적 제안을 제출했다"며 "모든 거래는 신규로 공개된 정보를 포함하여 오스탈 USA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실사를 조건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대상은 호주 조선·방산기업 오스탈 리미티드 전체가 아닌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Austal USA)'다. 오스탈 측이 밝힌 잠재적 거래 가치는 10억5000만~12억 달러(약 1조4895억~1조7022억원)로, 최종 인수 여부와 가격은 실사와 후속 협상을 거쳐 결정된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의 제안을 추가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실사를 허용했다.

 

오스탈 USA 인수 제안은 한화가 보유한 오스탈 지분 19.9%와는 별도로 추진된다. 한화그룹은 작년 호주 정부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승인을 거쳐 오스탈 지분을 기존 9.9%에서 19.9%로 확대해 단일 투자자 기준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한화가 오스탈 USA를 겨냥한 배경에는 미국 군함 시장 진입을 위한 현지 생산기지 확보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스탈 USA는 임직원 약 3500명을 두고 100억 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현지 주요 방산 조선사로, 지금까지 미 해군에 함정 34척을 인도했다. 

 

핵심 거점인 앨라배마주 모빌(Mobile) 조선소는 100만 평방피트 이상의 실내 생산공간과 자동화 철강 패널 라인을 갖춰 알루미늄·철강 선박을 모두 건조할 수 있다. 연안전투함(LCS)과 신속기동수송함(EPF) 인도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예인·구조·인양함(T-ATS), 상륙용주정(LCU), 연안경비함(OPC) 등도 건조하고 있다.  

 

특히 오스탈 USA 인수는 한화가 미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밸류체인에 직접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오스탈 USA는 지난 2022년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GDEB)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버지니아·컬럼비아급 잠수함에 들어가는 지휘통제시스템모듈(CCSM)과 전자갑판모듈(EDM)을 제작·의장하고 있다. 완성된 모듈은 코네티컷주 그로튼의 GDEB 조선소로 보내져 최종 조립된다. 

 

오스탈 USA는 함정 건조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와 첨단 제조기술 역량도 갖추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9000톤급 플로팅 드라이도크를 갖춘 수리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는 미 해군 3D프린팅 우수센터(AMCOE)를 두고 있다. 

 

한화는 미국 조선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지난 2024년 인수한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업 진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스탈 USA가 보유한 미 해군 함정 건조 실적과 현지 방산 공급망을 더할 경우 군함 사업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미국 내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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