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현수 기자] 버거킹이 쿠폰 할인율을 쥐꼬리만큼 줄이는 '꼼수 할인'으로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 사이 정가 인상도 모자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프로모션 할인까지 깎아 마케팅·판촉 비용을 아끼면서 영업이익을 5배 넘게 챙겼다.
5일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버거킹 월간 연관 검색어로 '행사', '할인' 등이 톱5 안에 나란히 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맥도날드 연관 검색어 톱5는 '해피밀', '신메뉴', '감튀홀더' 등 전부 할인과 무관했다. "버거킹은 쿠폰 사용이 기본"이라는 소비자 주장이 데이터로 뒷받침된 셈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버거킹의 야박해진 할인 혜택을 규탄하는 소비자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최상위 멤버십인 '크라운' 등급 단골 고객마저 "버거킹은 쿠폰 사용이 기본인데 예전보다 할인 비율이 영 좋지 않아 실질적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신감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된다. 2021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버거킹 앱 쿠폰 636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올해 버거킹 버거세트 항목의 평균 할인율은 11%에 불과했다. 최근 5년 중 할인 폭이 가장 컸던 2022년(35.6%)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토막 난 ‘짠물 할인’이다.
여기에 배짱 정가 인상까지 겹쳤다. 버거킹은 2022년 두 차례에 이어 2023년, 2025년, 2026년까지 최근 5년간 무려 다섯 차례나 주요 메뉴 가격을 올렸다.
정가 인상에 쿠폰 할인율 축소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실구매가(체감가)는 폭등했다. 쿠폰 적용 할인가 기준 '롱치킨버거'는 2021년 2600원에서 현재 4100원으로 뛰며 체감 상승률이 무려 57.7%에 달했다. '와퍼주니어' 역시 2000원에서 3200원으로 60% 급등했으며, △콰트로치즈와퍼세트(52.8%) △치즈와퍼세트(50%) △와퍼 단품(37.1%) 등 주요 인기 메뉴의 체감 가격이 일제히 치솟았다.
소비자 표정이 일그러진 사이, 버거킹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버거킹코리아 운영사인 비케이알(BKR)의 매출은 2022년 7574억원에서 지난해 8922억원으로 17.8%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8억원에서 429억원으로 5배 넘게(5.5배) 폭증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1%에서 4.8%로 껑충 뛰며 최근 10년 새 가장 가파른 성적표를 올렸다.
이 같은 ‘실적 대박’의 이면에는 얌체 같은 판촉·마케팅 비용 절감이 있었다. 매출원가율은 38.4%에서 36.5%로 1.9%포인트 떨어졌고, 판관비율도 60.5%에서 58.7%로 줄었다.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 역시 3.3%에서 3%로 축소됐다. 가격을 올리고 할인 쿠폰 같은 혜택은 줄이는 꼼수로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소비자를 기만하는 전형적인 '스텔스 가격 인상' 전략으로 본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가격을 올린다고 이익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출액보다 최종 이익이 더 중요한 개념이라, 버거킹 영업이익 흐름을 봤을 때 전략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버거킹코리아는 일회성 대폭 할인 구조에서 벗어나 멤버십 등급별 혜택과 신메뉴 프로모션 중심으로 전환한 결과라는 해명을 내놨다.
버거킹 관계자는 "가격 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원가 부담뿐 아니라 소비자의 가격 부담과 시장 경쟁 상황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특정 메뉴의 특정 시점 할인율 변화만으로 전체 할인 정책의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