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주식부자' 임원 400명 육박…삼전·하닉이 90%

2026.09.05 00:00:42

‘주식 10억 클럽’ 398명…삼전·하닉 비중 91.2%
자사주 성과급 확대 영향…주가 하락에도 보유액 증가

 

[더구루=변수지 기자] 국내 4대 그룹의 ‘주식 10억 클럽’ 비오너 임원이 400명에 육박했다. 이 중 90% 이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소속이었다.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보상 체계가 확산되면서 주가 하락에도 고액 주식 보유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5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비오너 임원 주식재산 10억 클럽 현황’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 상장 계열사 62곳에서 보유 주식 가치가 10억원을 넘는 비오너 임원은 총 39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주식재산을 모두 합치면 1조507억원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임원을 대상으로 이들이 보유한 보통주를 지난달 24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해 산출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269명으로 전체의 67.6%를 차지했고 SK그룹이 122명으로 30.7%를 기록했다. 두 그룹을 합친 비중은 98.2%에 달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각각 4명과 3명에 그쳤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이 더욱 뚜렷했다. 삼성전자에서 256명, SK하이닉스에서 107명의 임원이 10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했다. 두 회사 소속 임원은 총 363명으로 전체의 91.2%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10억 클럽’ 임원이 급증한 배경에는 자사주를 활용한 성과 보상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면서 주가 흐름과 별개로 임원들의 보유 주식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3개월간 두 회사 주가는 하락했지만 10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5월 13일 170명이었던 ‘10억 클럽’ 임원이 지난달 24일 256명으로 5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88명에서 107명으로 21.6% 늘었다. 양사를 합치면 258명에서 363명으로 40.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9.5%, SK하이닉스 주가는 15.4% 하락했다. 주가 상승보다는 자사주 지급에 따른 보유 주식 수 증가가 임원들의 주식재산 확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성과급 등의 명목으로 임직원에게 2조2000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주식 가치가 100억원을 넘는 비오너 임원은 12명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 6명, SK 5명, 현대차 1명 순이었으며 LG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개인별로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1위를 차지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 12만428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달 24일 종가 25만7000원을 적용한 평가액은 319억3996만원이다. 조사 대상 비오너 임원 가운데 유일하게 30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39억1535만원, 송재승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183억1136만원,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180억7686만원, 서동권 현대오토에버 상무가 165억473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성과급을 현금뿐 아니라 자사주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기업 임원의 보상과 자산 형성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임직원의 보상을 기업가치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주식 보상이 임원 보상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대기업 임원의 보상과 자산 형성 방식도 현금 중심에서 주식을 결합하는 형태로 빠르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변수지 기자 seoz@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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