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일본의 빈집 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만 호를 넘어서면서 일본 정부가 신규 주택 공급 중심의 주택정책을 기존 주택 관리와 활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장기간 방치되는 빈집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택 개보수와 매각을 유도하는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6일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 통계국의 '2023년 주택·토지통계조사' 확정치 기준 일본의 빈집은 900만 2000호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보다 51만 3000호 증가한 수치로, 전체 주택 중 빈집 비율은 1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임대나 매각 등의 목적 없이 방치된 빈집이 385만 6000호(42.8%)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지자체가 관리 개선을 권고한 빈집에 대해 주택용 토지 고정자산세 감면 혜택을 제외하며 보유 부담을 대폭 높였다. 반면 상속 주택을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에서 최대 3000만 엔(약 2억6131만원)을 공제해주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올해 빈집 실태조사와 철거·활용 지원사업에 59억 엔(약 514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매각과 재활용 유도책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매입·재판매 주택 등록면허세 특례, 부동산취득세 감면, 주택 구매 시 리폼 비용 대출 금리를 5년간 우대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이에 힘입어 일본의 주택 개보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조5119억 엔(약 65조4300억원)에서 올해 7조7000억 엔(약 67조693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변화에 따라 건축자재와 빈집 활용 비즈니스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시행하는 '주택에너지절약 2026 캠페인'으로 고단열 창호와 단열재 등 개보수 자재 수요가 늘고, 빈집을 리모델링해 전대하는 '아키야카츠요(빈집 활용)' 사업 등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우리 기업은 신규 주택 건설 수요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의 개보수와 유지관리,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서 나타나는 수요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지자체별로 지원책과 세제 혜택이 다른 만큼 진출 지역의 세부 제도를 사전에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