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스탈 CEO "한화 인수 제안, 美 국방부 수뇌부 지지 받아"

2026.09.07 13:57:57

미 국방부 고위층 지지 확인…CFIUS 등 규제 승인 기대
트럼프 '핀란드 모델' 정책 맞물려…美 특수선 거점 확보 속도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그룹의 미국 방산 조선소 오스탈 USA 인수가 현지 안보 당국의 우호적인 기류 속에 탄력을 받고 있다. 미 국방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까다로운 외국인 투자 규제 승인 문턱을 넘어 세계 최대 특수선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생산 거점을 조기에 확보할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7일 오스탈에 따르면 패디 그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진행된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전쟁부(국방부) 고위 인사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라며 "한화는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조선사로 수주잔고가 풍부한 최신 시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가 가져올 수 있는 효율성은 오스탈 주주뿐만 아니라 미군과 미국 정부 모두에게 승리가 될 것"이라며 "거래 추진에 강력한 모멘텀이 실려 있고 모두를 위해 합당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열망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화의 오스탈 USA 인수가 최종 성사되기 위해서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안보국(DCSA), 하트-스콧-로디노 반독점개선법 등 까다로운 규제 승인 문턱을 넘어야 한다. 미 국방부 고위층의 긍정적인 기류가 외국 자본의 방산업체 인수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안보 우려를 낮추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명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도 한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최대 3개 함정급에 적용해 외국 조선사가 미국 내 조선소를 신설하거나 기존 조선소 지분을 확보하고 현지 고용·기술 이전·공급망 구축에 나설 경우 초기 최대 2척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했다. 오스탈 USA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한화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오스탈은 실적 발표에서 미 해군 예인·구조·인양함(T-ATS) 건조 계약과 관련한 회계상 손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한화의 실사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미국 사업부의 적자 요인을 선제적으로 명시해 한화가 진행하는 4주간의 실사 불확실성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양사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한화는 미 해군 수주 요건을 충족하는 현지 생산 거점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고, 오스탈은 적자 요인을 털어내는 동시에 호주와 아시아 지역 사업 확장에 필요한 대규모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렉 CEO는 "미국 사업 매각이 성사돼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다면 자체 조선소와 시설에 재투자하는 방안이 대단히 매력적"이라며 "오스트랄라시아 지역이 크게 성장하는 시점에 해당 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오스탈 USA 사업 법인과 자산 100%를 최대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비구속적 제안을 전달했다. 오스탈 이사회가 제안을 추가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한화는 4주간의 정밀 실사에 돌입했다. 한화는 기존에 확보한 오스탈 본사 지분 19.9%와는 별개로 미국 방산 사업 부문만을 독자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사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오스탈 USA 조선소가 위치한 미국 앨라배마주 주요 인사들로 꾸려진 경제사절단도 지난달 방한했다. 스피로 체리오고티스 모빌 시장과 코니 허드슨 모빌 카운티 위원회 의장 등 대표단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찾아 첨단 건조 시설과 조선 기술력을 직접 살폈다. 현지 지자체와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한화의 인수 의지와 기술 역량에 신뢰를 나타내며 협력 기반을 다졌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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