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빈손" 주장하더니…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합의 파기·왜곡' 논란

2026.09.09 15:24:23

"진행방식 정하기로 합의…회의 직후 '빈손' 비난"
자율교섭 합의 당일 투쟁 선언… 약속 이행 의문
전문가 "신뢰 붕괴로 감정 골 깊어져"…사측 "진정성 있는 복귀 촉구"

[더구루=진유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타결을 위한 사후조정 절차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조합이 사전 합의된 회의 성격을 왜곡해 사측을 비난하는가 하면, 자율교섭 합의 직후 절차 철회와 투쟁을 선언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재계와 노사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노조의 진정성 부족이 협상 타결의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1차 사후조정 회의에 앞서 첫 회의를 회사의 수정안 제출 자리가 아닌 향후 진행 방식(그라운드 룰)을 정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자리로 정하기로 사전 합의했다. 노조 역시 이러한 회의 성격을 명확히 인지하고 참석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의 직후 "회사가 아무런 안도 내놓지 않고 빈손으로 나왔다"며 대대적인 비판 공세를 펼쳤다. 사전 약속된 회의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사측에 '성의 없는 태도' 프레임을 씌우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합의 사항을 단 하루 만에 뒤엎은 노조의 불확실한 태도다. 노사는 지난 8일 1차 조정 회의에서 조정위원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10~11일 양일간 자율교섭을 진행한 뒤 15일 2차 조정 회의에 참석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약속된 자율교섭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 임직원에게 사측을 비난하는 이메일을 유포했다. 이어 회사 측에는 "사후조정 절차를 철회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통보했다. 교섭 테이블에서의 합의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무력화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노조의 이 같은 대화 방식이 노사 간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교섭의 기본은 상호 신뢰와 약속 이행"이라며 "회의 성격을 왜곡하고 합의 직후 투쟁을 선언하는 행위는 협상 타결보다는 대립을 유도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끝까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자 했으나, 노조의 지속적인 합의 파기와 왜곡 비방에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교섭 파트너로서 최소한의 책임감과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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