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220여 명이 남긴 평가 가운데 거의 97%가 5점 만점을 줬습니다. 전무후무한 점수입니다."
김민선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사업팀 리더는 9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서 '도심 자율주행의 완성: 자율주행 기술 및 통합 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 스터디에서 강남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서비스 '서울자율차'의 이용자 반응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이용자 사이에서 높은 만족도를 확인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실도로 운행을 통해 안전성과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려 레벨4 무인 상용화에 한층 다가선다는 구상이다.
◇ 강남서 1.3만km 주행…귀책 대인·대물 사고 없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16일부터 자체 기술을 적용한 EV6 기반 서울자율차를 강남에서 운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누적 운행거리 1만3000㎞를 돌파하고 2000건 이상의 운행을 완료했으며 이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4.97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카카오모빌리티 귀책에 따른 대인·대물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강남은 난폭·위협 운전과 공사, 불법 주정차 등 돌발 상황이 빈번해 자율주행 기술 검증 난도가 높은 지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실제 서비스에서 확보한 희소한 예외 상황인 '엣지케이스'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난도가 낮은 지역에서 1년간 달리는 것보다 강남에서 한 달간 주행하는 편이 모델 고도화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김 리더는 "강남에서는 새벽시간 난폭운전을 하거나 저희 차를 따라와 운전을 방해하는 일은 예삿일이고 최근에는 골목길에서 다른 차량이 차선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상황도 있었다"며 "강남에서 승객을 태우고 다니는 경험 자체가 굉장히 양질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부터는 차량과 보행자가 많은 주간 시간대에도 학습 주행을 병행하고 있다. 운행 시간대와 지역, 차량 대수 확대도 검토 중이며 안전 검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실도로 데이터로 AI 고도화…연내 E2E 통합
강남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자율주행 AI 고도화에 투입된다. 서울자율차는 현재 규칙 기반 플래너와 AI 플래너를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말까지 인지와 판단 영역을 하나의 엔드투엔드(E2E) 모델로 통합할 계획이다. E2E가 생성한 주행 계획은 규칙 기반 안전 평가기(Rule-based Safety Evaluator)가 다시 검증한다.
임인호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개발팀 AI주행파트 리더는 "엔드투엔드는 연내 도입이 목표"라며 "완전 E2E로 넘어가면 센서나 인지 과정의 오류가 많이 줄어들고 오인지로 인한 급감속이나 차량이 잘못 인지하는 순간의 불편함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집한 주행 데이터를 정제·분석해 엣지케이스를 선별하고 다시 AI 학습에 투입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구축했다. 현재 골목길이나 공사·음주운전 단속 구간 등에서는 안전요원이 수동 개입하고 있으며 관련 빈도는 서비스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레벨4 무인화 대비…플랫폼·관제 고도화
레벨4 무인 운행을 위해서는 현재 기사가 맡는 역할도 차량과 플랫폼으로 옮겨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 확인과 운행 시작, 목적지 변경, 차량 제어 등을 카카오T와 차량 내 인터페이스에서 처리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 약 700㎞ 도로를 분석해 합법적으로 승객을 태우고 내릴 수 있는 2000개 이상의 승하차 지점(PUDO)도 확보했다. 해당 구간은 전체 도로의 2.3% 수준이다.
자율주행 기술기업에는 승객 앱과 공급자 엔진, 전용 길찾기, 운행설계영역(ODD), 관제 등을 묶은 표준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업체별 기술 수준에 따라 운행 가능 지역과 경로를 달리 적용하며 올해 1~8월 카카오T와 연계된 자율주행 차량 가동률은 84.3%로 집계됐다.
김 리더는 "자율주행 기술기업이 서비스 실증을 위해 앱 하나, 기능 하나를 별도로 개발하기에는 너무 많은 리소스가 들어간다"며 "주행 기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인 운행 중 차량이나 승객, 도로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은 자율주행 통합 관제시스템(AICS)이 보완한다. 차량 상태와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능은 현재 운영 중이며 관제센터가 우회·유턴 등 대응 방안을 차량에 제시하는 원격 지원 기능은 개발·테스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