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과 미국 자회사 T-모바일 US(T-Mobile US)가 글로벌 빅테크와 에너지 기업의 핵심 임원을 잇달아 영입했다. 글로벌 통신업계가 'AI 슈퍼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 클라우드·빅테크·에너지 분야 전문 인력을 공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11일 미국 통신산업 전문매체 'RCR와이어리스 뉴스' 등 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은 최근 신임 제품·기술 총괄(head of product and technology)로 얀 호프마이어(Jan Hofmeyr)를 선임했다. 얀 호프마이어는 오는 11월 1일 퇴임하는 압두라자크 무데시르(Abdurazak Mudesir)에 이어 직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얀 호프마이어는 빅테크부터 방송 기술, 디지털 미디어, 클라우드, 통신망까지 두루 경험한 테크 플랫폼 전문가로 손꼽힌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TV 전략을 담당했으며, 이후 디지털 미디어 기업 '엔트릭(Entriq)'에 합류해 마케팅 및 사업 개발을 주도했다. 엔트릭이 글로벌 투자회사 MIH에 인수된 뒤에는 수석 부사장(VP)으로 선임돼 인수합병(M&A) 전략 수립과 실행을 이끌었다.
2009년에는 미국 종합 미디어 기업 컴캐스트(Comcast)에 합류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으며, 2021년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자리를 옮겨 에지 서비스와 통신 부문을 총괄했다.
도이치텔레콤의 미국 이동통신 자회사인 T-모바일 US도 내년 2월 퇴임하는 피터 오스발딕(Peter Osvaldik)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후임으로 GE 버노바 출신 제시카 얼(Jessica Uhl)을 내정했다.
제시카 얼은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 베테랑이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엔론(Enron)에서 근무했으며, 2004년부터 2022년까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Shell)에서 활동했다. 셸에서는 뛰어난 재무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CFO를 역임했다. 이후 골드만삭스, GE, RMI 등에서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으며, 2024년 1월부터 2025년 5월까지는 GE 버노바에서 사장(President)직을 수행했다.
도이치텔레콤과 T-모바일 US의 이번 인사는 글로벌 통신업계 전반에 번지고 있는 '이종 산업 인재 수혈' 기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통신사들은 AI 슈퍼사이클에 대응하는데 네트워크 고도화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 인프라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업계 밖 핵심 인재를 적극 수혈하고 있다.
실제로 노키아(Nokia)는 인텔(Intel) 데이터센터·AI 그룹 총괄 출신 저스틴 호타드(Justin Hotard)를 최고경영자(CEO), 팔라비 마하잔(Pallavi Mahajan) 전 인텔 부사장을 최고기술·AI책임자(CTAIO)로 전격 영입했다. 이어 독일 지멘스(Siemens)의 스마트 인프라 임원 출신 엠마 팔크(Emma Falck)를 모바일 인프라 사장에 앉혔다. 프랑스 오렌지(Orange) 역시 보다폰(Vodafone)과 AWS를 거친 우스만 자바이드(Usman Javaid)를 그룹 최고AI책임자(CAIO)로 임명하는 등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통신사들이 단순 네트워크 운영 사업자에서 벗어나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외부 수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팀 회트게스(Tim Höttges) 도이치텔레콤 CEO는 "얀 호프마이어는 통신 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테크 플랫폼의 생태계와 클라우드·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의 전개 속도, AI가 촉발한 거대한 모멘텀까지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그가 보유한 산업 간 융합 역량은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