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IPO(기업공개) 일반 청약에 앞서 앵커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4일(현지시간) 225개 앵커투자자로부터 9억8940만 달러(약 1조3300억원)를 모금했으며 주당 1960루피에 주식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는 33억 달러(약 4조4800억원)를 달성했다.
225개 앵커투자자 중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공사(GIC)와 블랙록이 공동으로 7730만 달러(약 1000억원) 상당의 지분을 인수했다. 피델리티는 7650만 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했으며, 인도 뮤추얼 펀드도 참여해 총 3억4000만 달러(약 46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배정 받았다.
업계에선 이번 결과가 인도 자본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해 총 260개 기업이 인도 자본시장에서 90억 달러(약 12조2300억원) 이상을 조달했는데, 이는 작년 총 모금액인 74억2000만 달러(약 10조1000억원)를 넘어서는 수치다.
IDBI 캐피탈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의 SUV 중심 포트폴리오가 대형 차량에 대한 소비자 선호를 활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업계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인도 증시에서 자동차 부문이 실적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IPO 시기가 완벽하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현대차의 투자 여력을 높이고 인도 시장 1위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15일부터 17일까지 IPO 일반청약을 진행된다. 상장 주식 가격대는 1865~1960루피(약 3만~3만1500원)로 책정됐지만 수요가 많아 최상단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차 인도법인 IPO는 신주 발행 없이 구주매출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주매출이란 현대차 본사가 보유한 지분 100% 중 17.5%를 외부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그 규모가 2785억6000만 루피(약 4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IPO를 통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내년 초 인도산 첫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6년부터 인도 시장을 겨냥한 가솔린 모델을 최소 2종 이상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