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알루미늄 부품 소재 전문기업 '알루코'가 미국 테네시주에 첫 북미 생산 거점을 짓는다. 현지 생산을 통해 주요 고객사인 블루오벌SK 주문에 대응하는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향 수주도 공략할 것으로 기대된다.
테네시주 경제개발부(TNECD)는 17일(현지시간) 알루코가 매디슨카운티 잭슨시에 알루미늄 배터리 케이스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3630만 달러(약 522억원)를 투자해 55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
신공장에서 만들어진 알루미늄 케이스는 SK온과 포드 간 배터리 합작 공장인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에 납품된다. 알루코는 지난 3월 블루오벌SK에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6억6140만 달러(약 951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모듈케이스 프로텍트프레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은 알루코 생산 시설과 차로 약 1시간 거리인 스탠튼에 위치한다. 연간 45GWh 규모를 갖춘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은 470만 평 부지에 포드 전기차 생산 공장과 함께 들어선다. 지난 2022년 착공해 내년 가동 목표다. 올 하반기부터 시운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듈케이스 프로텍트프레임은 전기차 배터리셀을 보호하는 구조물 장치다. 알루코는 테네시 공장에서 알루미늄 압출 생산부터 가공, 조립까지 원스톱으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 이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 기준에 만족하는 품목으로 인정받고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에서도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알루코는 미국 공장 설립을 계기로 블루오벌SK의 추가 주문과 다른 기업의 신규 수주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오벌SK는 테네시 공장 외 켄터키주에도 2개 공장을 짓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 37GWh의 1공장은 내년 가동에 돌입한다.
또 다른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단독·합작 생산 시설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공급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테네시주 스프링힐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간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2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연간 50GWh 규모를 갖췄으며 올 4월 첫 양산을 개시했다.
알루코는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모듈케이스와 배터리 셀, 모듈 등을 보호하는 엔드 플레이트 등을 납품한다. 올 3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법인에 약 478억원 규모의 엔드 플레이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1년에는 2153억원 규모의 폭스바겐 MEB 배터리 모듈케이스 공급 계약을 따냈다.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인 LT정밀과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폭스바겐에 공급된다. LT정밀은 범LG가인 LT그룹 계열사다.
알루코는 박도봉 회장이 2002년 법정관리 상태의 동양강철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2015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알루코로 사명을 변경했다. △알루코 △현대알루미늄 △고강알루미늄 △알루텍 등을 거느린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외 헝가리, 베트남, 인도, 중국 등에 생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금형-주조-압출-가공-시공에 이르는 원스탑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의 알루미늄 소재 전문 업체다. 산업용 알루미늄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모바일·디스플레이 프레임 등 전기·전자 부품과 태양광 모듈 프레임, 자동차, 철도차량, 선박, 항공기 부품 등 산업용 소재를 생산한다.
박도봉 알루코 회장은 "테네시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발표하게 되어 기쁘며, 이는 북미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테네시주 정부의 귀중한 지원과 협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는 "강력한 인력을 보유한 주는 항상 승리하며, 테네시의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들은 전 세계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며 "저는 알루코가 테네시주에 온 것을 환영하며 매디슨 카운티를 위해 고품질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