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덴마크 정부와 유럽연합(EU)이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외교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희토류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그린란드 관할권 확보를 위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EU 회원국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는 매물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며,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의 행보를 비판하며 유럽 영토와 국경의 불가침 원칙을 강조했다.
러시아도 우려를 표명했다. 아르툠 스튜덴니코프 러시아 외무부 제1유럽국 국장은 "그린란드의 추가 군사화와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반면,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접근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독립과 영토 문제는 그린란드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매각 의사는 없지만, 국방과 광업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해빙이 진행되면서 천연자원 추출, 교역로 확보, 군사적 전략 거점으로서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희토류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미국과 EU, 러시아, 중국 간의 자원 확보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세계 3대 희토류 매장지로 꼽히는 크바네피엘드(Kvanefjeld) 광산 개발 여부가 주요 변수다. 내달 11일 그린란드 총선 결과에 따라 우라늄 채굴 금지법이 폐지되면, 개발권을 보유한 호주 '에너지 트랜지션 미네랄(Energy Transition Minerals)'이 세계 최대 희토류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본보 2025년 2월 12일 참고 그린란드 회토류 사업 재개 가능성…트럼프 美 편입 압박 커지나>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통한 그린란드 편입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민투표를 통한 독립 부추기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은 EU 조약을 발동해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