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년째 '새 주인' 못찾은 현대제철 당진 열연공장, '힐코'에 글로벌 매각 전담

2025.12.16 10:44:35

힐코 인더스트리얼에 매각 전담
실질 매수자 '제한적'
사업 철수 결정 후 약 5년 동안 매수자 못찾아
국내 수요 소멸에 글로벌 매각 불가피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제철소 전기로(EAF) 기반 열연공장 설비 판매를 본격화한다. 사업 철수를 결정한 지 5년여 만에 글로벌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장기간 유휴 상태로 남아 있던 자산 정리와 자금 회수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16일 글로벌 산업 자산 매각·유동화 전문회사 '힐코 인더스트리얼(이하 힐코)'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힐코와 협력해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 설비의 공식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힐코는 현대제철 당진 설비를 플랜트 일괄 또는 로트(Lot) 단위로 분리해 글로벌 잠재 매수자를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절차가 공식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배경에는 자산 특성에 따른 구조적 제약이 작용했다. CSP(컴팩트 스트립 프로세스·박판열연) 기반 전기로 열연 설비는 공장을 통째로 이전·재설치해야만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으로, 이전 비용과 설치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매수자 범위가 제한적인 설비로 분류돼 왔다.

 

국내 시장에서 실질적인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점도 매각 추진을 지연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코와 KG동부제철이 이미 전기로 열연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동국제강도 브라질 CSP 지분을 매각하며 슬래브 중심 해외 사업을 정리했다. 국내 주요 철강사 전반에서 CSP·열연 계열 사업이 축소되면서 현대제철 설비를 인수할 수 있는 잠재적 주체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전기로 열연 사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자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노사협의회를 통해 설비 매각을 추진하되 매각이 어려운 설비는 스크랩 처리하고, 근로자들은 다른 공정으로 전환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올 2월 당진 박판공장 일부 설비의 가동을 재개했다.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합탕해 박판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시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매각을 추진하는 설비는 전기로 단독 기반으로 박판 연속주조와 열연을 일괄 수행하던 CSP열연 설비로, 가동을 재개한 박판공장 설비와는 공정 구성과 생산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힐코는 작년 말 현대제철로부터 이번 프로젝트를 수임한 뒤 자산 실사와 설비 분류, 로트 구성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 설비 사양과 매각 조건을 공개하며 공식 매각 공고를 게시하고 공개 매수자 탐색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으로 제시된 자산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기로 기반 CSP 열연라인 전반이다. 150톤(t)급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를 중심으로 래들 퍼니스(Ladle Furnace), 진공 탈가스 설비(Degasser), 박판 연속주조 및 열연을 결합한 CSP 라인, 후판 연속주조기, 스킨패스 밀, 제강·압연 보조 설비와 전동 오버헤드 크레인 등이 포함된다.

 

CSP 라인은 두께 55mm 슬래브가 터널형 가열로로 직접 투입돼 열연 스트립 밀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최종 열연 제품은 두께 1.4~16mm, 폭 최대 1560mm까지 생산 가능하며 단일 스트랜드 트윈 캐스터 2기 중 1기 운용 시 연간 100만t의 열연강판 생산 능력을 갖췄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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