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휘청'…AI·대형 IPO 열풍에 밀려 투자금 이탈

ETF 자금 13거래일 연속 순유출
올해 2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 전망

 

[더구루=변수지 기자] 비트코인이 AI 인프라와 대형 기업공개(IPO) 열풍에 밀려 투기성 자금 유입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이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며 올해 2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번 주 들어 7만3000달러대(약 1억1200만원대)에서 6만4000달러대(약 9900만원)로 밀리며 약 13%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2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오후 2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94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4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장 유출 기록을 경신했다. ETF 총자산 규모는 지난달 14일 1078억 달러(약 166조원)에서 828억 달러(약 128조원)로 감소했다.

 

미국 금융그룹 씨티의 알렉스 손더스 애널리스트는 "ETF 자금 흐름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주간 수익률 변동의 약 45%를 설명한다"며 "투자자 수요와 채택 정도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평가했다.

 

시장 충격은 '비트코인 전도사'로 불리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도 소식에서 시작됐다. 미국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래티지는 "우선주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해 약 250만 달러(약 39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32개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매도 규모는 전체 보유량의 0.004%에도 못 미쳤으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비트코인은 절대 팔지 않는다"고 주장해온 세일러가 기존 입장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하루 동안 약 5억9400만 달러(약 9200억 원) 규모의 상승 베팅 포지션이 청산되며 낙폭이 확대됐다.

 

투자자 자금은 AI 인프라와 반도체, 비상장 성장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AMD와 인텔,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등 비상장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12일 예정된 스페이스X IPO를 앞두고 비트코인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투자분석업체 울프리서치의 롭 긴즈버그 애널리스트는 "AI와 반도체가 시장의 초과 유동성을 모두 흡수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몇 주 만에 투자금을 2~3배로 불릴 수 있는 반도체주가 있는데 지금 암호화폐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9일 공개될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매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번에는 매도 이후 매수 규모가 훨씬 더 공격적일 수 있다"며 "스트래티지가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에 나설 경우 시장 저점 형성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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