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인도가 대규모 재원 투입과 규제 완화를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 자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국들과의 동맹을 강화해 중국 중심의 광물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7일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해 약 19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국가 핵심 광물 미션'을 출범시켰다. 이 사업은 핵심 광물의 탐사와 채굴뿐만 아니라 가공, 재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를 국내 생태계로 내재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리튬 수입 관세를 폐지하고 블랙매스 등 배터리 재활용 소재의 수입 장벽을 대폭 완화해 필수 자원의 국내 유입을 전방위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는 현재 세계 3위 규모인 690만 톤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잠무·카슈미르 지역에서도 590만 톤 규모의 리튬 추정 매장량이 발견된, 자원 부국이다. 그러나 정제·가공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실제 생산량은 전 세계 1% 미만에 그쳐 핵심 광물의 상당 부분을 해외, 특히 중국산 정제 제품에 의존해 왔다.
인도 정부는 이 같은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4월 '광물 채굴권 규칙'을 개정, 기존 광산에서 부수적으로 발견되는 리튬과 희토류는 별도 허가 없이도 개발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국내 생산 기반 마련과 동시에 외교적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된다. 인도는 아르헨티나의 리튬 자산을 최초로 확보한 데 이어 호주, 칠레, 아프리카 주요국과 장기 공급 계약 및 광산 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외 전략의 핵심 축은 미국 및 다자간 공조다. 인도는 지난달 26일 뉴델리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공급망 확보 프레임워크'를 체결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양국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이자,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경제 협의체인 '쿼드(QUAD)' 중심의 핵심 광물 연대가 가동되었음을 뜻한다.
인도와 미국은 이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공급망 취약성을 완화하고 특정 국가의 독점 구조에 의존하지 않는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인도는 미국 주도의 '핵심 광물 포럼'과 '팍스 실리카' 이니셔티브, 자원 지정학 협력 플랫폼 '포지(FORGE)' 등에 잇달아 참여하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인도 정부는 또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교란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6개월 분량의 핵심 광물 전략비축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지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에 채굴 및 정제 역량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나, 이번 조치는 인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