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급증에 힘입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이 초호황기를 맞이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첨단 로직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2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365억 5000만 달러(약 55조 5000억원)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전분기 대비 1% 증가한 수치이다.
SEMI는 AI 붐으로 인해 반도체 장비 투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1351억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증가한 원인은 전 세계 반도체 공장의 생산 능력 확장과 기술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AI 관련 투자가 증가해서다. AI 서버와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 증가는 고성능 반도체 및 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제조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국가별 시장 및 핵심 투자 지역을 살펴보면 1분기 글로벌 장비 투자는 중국(109억 9000만 달러)과 한국(89억 3000만 달러), 대만(87억 7000만 달러)이 70% 이상을 주도했다. 이들은 작년에도 2027년까지 반도체 장비 투자 상위 3개 국가로 예상됐다. 이들 중 한국은 HBM과 차세대 D램 등 첨단 메모리 분야의 강력한 수요가 장비 투자를 이끌었다.
장비 투자 트렌드는 과거 전공정(웨이퍼 팹) 중심에서 벗어나, AI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 테스트 장비에 대한 투자가 55% 이상 급증했다. 최첨단 공정 스케일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시스템 성능과 전력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칩렛(Chiplet, 반도체 조각), 2.5D 패키징(칩을 수평(2D)으로 배치), 3D 통합 기술(칩을 3차원 적층 패키징)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아짓 마노차(Ajit Manocha) SEMI 회장은 "2026년의 견조한 출발은 AI 기반 반도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생산 능력 및 인프라에 대한 업계의 지속적인 투자를 반영한다"며 "1분기 사상 최고 지출액은 최첨단 제조와 첨단 패키징 기술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업계는 AI가 반도체 설비 투자를 기존의 주기적 확장에서 첨단 제조 생산 능력에 대한 보다 구조적인 투자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첨단 로직과 HBM, 첨단 패키징 및 데이터센터 관련 칩 생산은 올해 내내 장비 수요의 핵심 동력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분기별 장비 지출 전망은 AI 인프라 구축 속도, 메모리 공급 상황, 주요 파운드리 및 반도체 제조사(IDM)의 자본 지출 계획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