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신약대전] 보령, '카나브·탁소텔' 투트랙 통했다…'매출 1조' 질주

자체 신약 '카나브'에 글로벌 오리지널 자산화(LBA) 이식
단순 도입 품목 탈피, 직접 생산·소유로 영업이익률 극대화
항암제 시장 독보적 1위…R&D 재투자 선순환 구조 구축

[더구루=진유진 기자] 국내 고혈압 신약의 자존심 '카나브'와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 보령이 자체 개발 신약과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Legacy Brands Acquisition)라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워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도입 의약품 위주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영업이익을 동반한 질적 성장을 이루며 K바이오의 체질 개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174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처음 ‘1조 클럽’에 진입한 이후 2년 연속 1조 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매출 4013억 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150% 이상 성장한 셈이다.

 

보령의 성장을 지탱하는 축은 자체 개발한 국산 15호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다. 자체 개발 신약인 만큼 판매가 늘수록 수익 기여도가 커지는 구조다.

 

지난 2024년 연매출 1800억원대 메가 브랜드로 자리 잡은 카나브 패밀리는 만성질환 영역에서 시장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며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3제 복합제 '카나브젯'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특허 만료 이후의 방어선도 굳건히 다졌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잡는 만성대사질환 포트폴리오를 촘촘하게 구성, 시장 지배력을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카나브는 연간 처방액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으며 보령의 가장 강력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체 개발 신약 특성상 원가율이 낮아 회사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이다.

 

신약 성과는 올해 1분기 성적표에서도 증명됐다. 보령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5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카나브 약가소송 관련 충당부채 약 89억원이 비용으로 반영된 상황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결과다. 카나브 패밀리 처방이 견고하게 버틴 데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엘 패밀리', 당뇨 복합제 '트루버디' 등 만성대사질환 라인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리스크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나브가 내수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면,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LBA(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 전략이고스란히 실적으로 증명됐다. LBA는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오리지널 제품의 국내 권리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보령은 앞서 췌장암 치료제 '젬자'와 폐암 치료제 '알림타'의 국내 사업권을 인수한 뒤 예산캠퍼스 자체 생산 체계로 전환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두 품목의 합산 매출은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를 성공적으로 내재화해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하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세 번째 품목 탁소텔은 규모부터 다르다. 보령은 프랑스 사노피로부터 한국·중국·유럽 등 19개국의 글로벌 사업권을 가져오는 데 약 1억7000만 유로(약 2990억원)를 투입했다. 보령 역사상 단일 품목 기준 최대 규모 투자로, 국내에 머물렀던 LBA 전략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첫 신호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은 김정균 대표가 추진하는 경영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보령의 이 같은 도약은 과거 ‘겔포스’로 대표되던 일반의약품(OTC) 중심의 사업 구조와 매출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김 대표의 고민이 묻어난다. 1975년 출시 이후 ‘국민 위장약’으로 사랑받아 온 겔포스는 보령의 인지도를 높인 일등 공신이지만, 대중 광고비 부담이 크고 성장성이 제한적인 일반의약품 특성상 회사의 폭발적인 외형 성장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 대표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전문의약품(ETC)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과감히 전환했다. 겔포스가 다져놓은 안정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발판 삼아, 고수익 고혈압 신약과 항암제 시장으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것이 지금의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끌어낸 신의 한 수가 됐다.

 

보령은 글로벌 LBA 전략도 속도보다 안정적인 안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탁소텔의 글로벌 판매망과 유통망은 이제부터 직접 구축해야 하는 단계"라며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포독성항암제 분야 글로벌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며 "생산체계 내재화를 통해 확보한 제조 경쟁력과 해외 유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너

K방산

더보기




더구루 픽

더보기

반론 및 정정보도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