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신약대전] '컨디션' 떼고 신약 날개 달았다…HK이노엔, '1조 클럽' 입성

케이캡 매출 6년 새 6배↑…FDA NDA 제출 '글로벌 신약' 도약
수액제 1417억 역대 최고 매출…오마프플러스원 TPN 실적 견인
주춤한 '컨디션' Z세대 겨냥 이미지 변신…차세대 파이프라인 가동

[더구루=김현수 기자] 34년간 숙취해소음료 시장 1위를 지켜온 '컨디션'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HK이노엔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대전환을 맞이했다. 브랜드 상징이었던 헬스앤뷰티(H&B) 음료 기업에서 탈피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과 고부가가치 수액제를 양대 축으로 삼아 전문의약품(ETC)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로의 체질 개선에 완벽히 성공했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1조 632억원, 영업이익 1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5%, 25.7%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전문의약품(ETC) 사업이 985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2.7%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실적 성장의 일등 공신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다. 기존 위산분비억제제(PPI) 대비 작용 속도가 빠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의 국산 신약 30호다. 지난해 매출은 1957억원으로 전년 1689억원 대비 15.9% 증가했다. 2019년 출시 첫해 347억원에서 6년 만에 6배 가까이 뛰었다.


케이캡은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제균요법 △유지요법(25㎎ 한정) 등 5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궤양 예방에 대한 임상 3상을 마무리하며 6번째 적응증 확보도 추진 중이다.

 

글로벌 확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파트너사 세벨라파마슈티컬스(Sebela Pharmaceutical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중국에서는 현지명 타이신짠(泰欣贊)으로 국가보험목록(NRDL) 헬리코박터 제균요법 적응증을 추가 확보하며 로열티 수취 기반을 넓히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해외 진출국은 55개국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2019년 출시 후 지속적으로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다양한 적응증 확보를 통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하고 의료진과 신뢰를 구축한 점이 주요 성장 배경"이라며 "의학 학술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 기준 159건의 임상 연구를 보유해 국내 출시 P-CAB 계열 중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HK이노엔의 두 번째 성장축은 수액제다. 지난해 매출 14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221억원 대비 16% 증가, 전체 매출의 13.3%를 차지했다.

 

수액제 성장의 핵심은 지난 2024년 출시한 오마프플러스원(Omaf Plus One) 시리즈다. 오메가6와 오메가3 비율을 1대1로 설계한 고부가가치 종합영양수액제(TPN)로, 수술 후 환자의 염증 개선과 면역기능 향상 효과가 있다. 2039년까지 조성물 특허를 독점 확보해 경쟁사 진입을 차단했으며, 2020년 준공된 오송 수액 신공장과 대소공장으로 안정적인 투트랙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의료대란 해소와 함께 수액제가 지속 성장 중이며, 종합영양수액제 등 영양 수액제를 중심으로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의 모태이자 기존 강자 컨디션은 최근 수년간 약세다. 지난해 매출 521억원으로 전년(593억원) 대비 12.1% 감소했다. 2023년 620억원에서 2년 연속 내리막이다. 전문의약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 비중도 2019년 9.3%에서 지난해 4.9%까지 줄었다.

 

HK이노엔이 컨디션 반격을 위해 떠내든 카드는 이미지 전환 전략이다.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을 통해 Z세대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컨디션을 앞세운 신조어 캠페인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단순히 과음 후 섭취하는 제품이 아닌, 술자리 전후로 가볍게 컨디션을 챙기는 트렌드가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차기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크노글루타이드(Ecnoglutide)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Sciwind)로부터 도입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비만 적응증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카인사이언스의 근감소증 치료제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아토피 치료 신약 IN-115314는 야누스 키나제-1(JAK-1) 억제제 계열로, 높은 선택성을 기반으로 낮은 부작용과 효과적인 항염증 작용을 앞세워 임상이 진행 중이다. 사람용 연고제는 국내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 FDA에 임상 1b상 계획(IND)을 제출했다. 동물용 경구제는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미충족 수요가 크고 성장성이 높은 치료 영역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과 외부 도입을 병행한 신약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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