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가 아세안(ASEAN)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전주기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에 나선다. 완성차 제조 거점에 자원 순환 공정까지 내재화, 원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현지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인도네시아 경제지 '비즈니스(Bisnis)'에 따르면 현대차 아시아·태평양본부 관계자는 이달 초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인도네시아 외교정책공동체(FPCI) 주관으로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차세대 언론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향후 관리해야 할 폐배터리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이는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한 생산자 책임 확대(EPR) 정책이 없다"면서도 "특히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향후 추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PR은 생산자가 제품 생산부터 사용 후 처리까지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인도네시아에는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EPR 정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나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사용후 배터리 관리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가 EPR을 앞세운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사업을 생산 단계에서 회수·재활용 체계로 넓히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가 전무한 현지 시장 상황을 역이용해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과 환경 표준 수립을 주도하겠다는 포석이다. 규제가 구체화되기 전 재활용 산업 기반을 확보하면 원재료 회수와 공급망 안정성, 현지화 대응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셀 생산과 배터리팩 조립, 완성차 제조를 잇는 전기차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현지 부품화율(TKDN) 80%를 충족하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재활용 생태계까지 직접 통제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원소재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재활용 공정을 내재화할 경우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계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독점적인 공급망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현지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협력에 착수했다. 지난 3월 중국 화유코발트 자회사인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와 현지 배터리 순환 경제 구축 업무협약(MOU)을 맺고 'HLI 그린파워'에서 나오는 배터리 셀 제조 스크랩을 블랙매스로 전처리하는 사업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차세대 언론인 네트워크는 인도네시아 기자들이 한국과 한·인도네시아 관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이다. 올해난 지난 8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인도네시아 매체 소속 기자 8명이 참가했다.
참가단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외에도 국회,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 외교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찾았다. 국회에서는 김기현 한·인니 의원친선협회장과 면담하고,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에서 체쳅 헤라완 대사와 만나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살폈다. KAI에서는 항공·방산 담당자들과 만나 인니 국영 항공기업 'PT DI’와의 글로벌 공급망 파트너십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