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신약대전] 종근당, 펜잘 넘어 'CKD-510' 승부수…100조 시장 잡는다

노바티스에 기술수출, 심방세동 임상 2상 순항…하반기 데이터 주목
4800억 배곧 연구센터 구축·자회사 분사 투트랙…R&D 체질개선↑

[더구루=진유진 기자] '국민 진통제' 펜잘로 확고한 내수 기반을 다져온 종근당이 글로벌 혁신신약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탄탄한 자체 의약품 사업에서 확보한 현금창출력(캐시카우)을 미래 성장동력인 연구개발(R&D)에 과감히 재투자하며, 향후 100조 원 규모로 팽창할 글로벌 심방세동 치료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 중심에는 스위스계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CKD-510'이 있다. 글로벌 임상 2상이 본격화되면서 종근당의 기업가치를 레벨업할 핵심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6924억원, 영업이익 806억원을 달성했다. 케이캡 공동판매 종료와 외부 도입 품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둔화됐지만,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11.1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며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의 결실이 CKD-510이다. HDAC6(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 6) 저해 기전의 저분자 신약 후보물질로, 종근당은 지난 2023년 노바티스와 총 13억5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 약 1130억원을 수령했으며, 상업화에 성공하면 별도 판매 로열티도 확보하게 된다.

 

노바티스는 현재 'PKN605'라는 프로젝트명으로 CKD-510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전임상에서 심방세동 부담 감소와 좌심실 기능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적응증을 심방세동으로 변경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물질을 심혈관·신장·대사(CRM) 사업부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소개하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종근당은 이번 기술수출이 글로벌 빅파마가 자사의 신약개발 역량과 플랫폼 기술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후속 파이프라인의 사업화 가능성까지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CKD-510 기술수출은 마일스톤 수익뿐 아니라 신약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심방세동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95억 달러(약 45조5000억원)에서 오는 2033년 653억 달러(약 100조7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화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기존 치료제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한계가 지적되는 만큼, 질환 자체를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CKD-510이 임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확보할 경우 HDAC6 기전 기반의 계열 최초(First-in-Class)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종근당은 차세대 파이프라인 육성을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경기 시흥 배곧지구에는 연구센터와 실증센터 건립을 위해 부지를 포함해 총 4874억원을 투입한다. 오는 2028년 8월 준공이 목표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해 CETP 저해제 'CKD-508', 경구용 GLP-1 계열 'CKD-514', 혈액뇌장벽(BBB) 투과 HDAC6 저해제 'CKD-513' 등을 이관했다. 본사는 CKD-510과 c-Met 표적항암제 'CKD-703'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다.

 

종근당이 이처럼 공격적인 R&D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있다. 지난 1983년 출시된 일반의약품 펜잘은 40여 년간 회사 대표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전문의약품(ETC) 사업과 함께 꾸준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통해 축적한 수익을 신약개발에 재투자하며 연구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CKD-510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CKD-510의 가치를 2386억원으로 산정하고, 종근당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해당 파이프라인 가치를 약 21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심방세동 적응증 개발에 따른 CKD-510의 위험조정 순현재가치(rNPV)는 2386억원으로 추정한다"며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심방세동 환자 증가와 치료 환자 수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바티스가 중간 업데이트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밸류 추가 상향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종근당은 CKD-510을 시작으로 HDAC6 저해 플랫폼의 경쟁력도 함께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10 기술수출에 따른 성과를 통해 HDAC6 저해제로 개발되고 있는 후보물질 전반의 가치 역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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