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지난 5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1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AI 관련 투자 확대로 자본재 수입이 급증한 탓이다. 중동 지역 갈등과 신규 관세 부과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업들이 선취매(앞당겨 수입)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8일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전월 대비 42.2% 급증한 776억 달러(약 117조64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다.
수입은 강달러 기조의 영향 속에 전월 대비 3.3% 증가한 3953억 달러(약 598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상품 수입이 4% 급증한 3170억 달러(약 480조4000억원)로 집계됐는데, 이는 트럼프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취매 물량이 쏟아졌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품 중에서는 컴퓨터 주변기기와 반도체가 크게 늘어나 자본재 수입이 1280억 달러(약 194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AI 투자 붐이 수입 확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민간 항공기 및 부품 △발전기 △부속품 △산업용 엔진 등의 수입도 증가했다.
또 중동 지역 갈등과 잠재적인 신규 관세 부과와 관련해 물품 부족과 가격 상승을 피하려는 기업들의 선취매도 적자 요인이 됐다는 진단이다.
미국 최대 상호금융·보험그룹인 ‘네이션와이드’(Nationwide)는 “기업들의 선취매가 일조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동시에 미국의 탄탄한 내수 수요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AI 투자는 여전히 매우 견고한 궤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은 전월 대비 3.2% 감소한 3177억 달러(약 480조4000억원)에 그쳤다. 강달러 현상으로 인해 미국산 제품의 국제 시장 가격이 비싸진 점이 작용했다. 상품 수출은 5.1% 급락한 2106억 달러(약 318조450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브린 캐피털’(Brean Capital)은 “회계적 관점에서 볼 때 무역 적자 확대는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약 1.7%포인트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국가별 무역적자는 여전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206억달러) △멕시코(201억달러) △대만(194억달러) △중국(145억달러) △유럽연합(93억달러) 순으로 많았으며, 한국을 상대로는 4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