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산 희토류가 자국 대신 한국과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내 희토류 제조 역량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MP머티리얼즈와 에너지퓨얼스, 피닉스테일링스 등 미국 정부 지원을 받은 희토류 기업들이 생산 물량을 한국과 일본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수요 차이는 자석 제조 역량 격차에서 비롯된다. 희토류 전문 컨설턴트 존 오머로드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네오디뮴철붕소 자석 생산량은 한국이 연간 2000~3000톤, 일본이 연간 1만~1만5000톤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탈중국 희토류 공급망 구축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가 희토류 채굴·정제 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를 고성능 자석으로 가공할 자국 내 제조 기반은 아직 한국과 일본에 비해 제한적이다.
MP머티리얼즈가 지난 5월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과 금속 매출은 주로 일본 종합상사 스미토모상사의 미국 법인과의 계약에서 발생했다. NdPr 산화물은 고성능 영구자석 제조에 쓰이는 희토류 중간 소재로, 전기차 모터와 풍력터빈 등의 핵심 원료로 활용된다.
스미토모는 해당 물량을 일본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스미토모를 통한 일본 공급은 기존 중국향 판매 구조와 대비된다. MP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중국 희토류 기업 성허리소스에 채굴 원료를 판매했지만, 미국 정부 지원 계약 이후 중국 수출을 중단했다.
미 희토류 가공 스타트업 피닉스테일링스도 한국과 일본을 주요 고객 기반으로 두고 있다. 닉 마이어스 피닉스테일링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방산 대기업들이 구매 계약을 서두르지 않으면 생산 물량이 한국과 일본 고객사에 먼저 팔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핵심광물 기업 에너지퓨얼스 역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로스 바푸 에너지퓨얼스 CEO는 “단기적으로 산화물을 한국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너지퓨얼스는 공급망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정부 산하 전략자본실(OSC)로부터 7억2500만 달러(약 1조900억원) 규모의 조건부 금융 지원을 받았으며, 한국에 희토류 금속 공장을 보유한 호주 스트래티직머티리얼즈와 독일 자석 제조사 바큠슈멜체(VAC) 인수를 통해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 우리나라에서는 희토류 금속 생산 기반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 희소금속 기업 ASM의 한국법인 KSM메탈스는 충북 청주 오창에서 NdPr 합금을 생산하고 있으며, 앞서 약 500억원 규모의 오창2공장 건립을 추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