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비재 영토 넓힌다…970조 동남아 '이커머스 실크로드'가 지렛대

라자다 등 이커머스 물류망 확대…K소비재 수혜 기대
동남아 이커머스 내 브랜드 직판 30%…성장 여력 많아

[더구루=김현수 기자]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소비재 브랜드의 핵심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향후 10년 내 시장 거래액은 약 95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동남아 7억 인구를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 침투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소비재 기업의 현지 시장 확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동남아시아 최상위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 로지스틱스(Lazada Logistics, 이하 라자다) 분석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 거래액(GMV)은 2030년 3500억달러(약 530조원), 2035년에는 6300억달러(약 95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라자다는 이 같은 성장의 근거로 '멀티채널 로지스틱스(MCL)' 서비스 확산을 꼽았다. MCL은 오픈마켓·자사몰·소셜커머스·오프라인 매장의 재고와 물류를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서비스다. 라자다는 2021년 MCL을 론칭했으며, 현재 전체 창고·공급망 운영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들은 MCL을 이용하면 채널 간 물류를 통합할 수 있다. 즉, 별도의 현지 물류망을 구축하지 않고도 오픈마켓은 물론 자사몰과 오프라인 매장까지 아우르는 유통망에 올라탈 수 있게 된다.

 

천문학적 규모 시장을 겨냥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공세도 매섭다. 뷰티 브랜드는 설화수·이니스프리·홀리카홀리카 등이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 이커머스 공식스토어를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라자다가 한국 지마켓과 제휴를 맺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시장에 설화수·메디힐·COSRX·스킨푸드 등 2000만개 K뷰티 제품을 공급했다.

 

식품 기업들은 존재감이 더욱 뚜렷하다. 농심 신라면은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425억개를 돌파, 해외 매출 비중이 40%에 이른다. 특히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이커머스 채널에서 현지 무슬림 소비자 수요를 겨냥한 할랄 버전을 꾸준히 유통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6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법인 매출은 2020년 2920억원에서 지난해 5381억원까지 5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쌀과자·감자칩 등 현지화 제품이 가세하며 매출을 밀어 올린 결과다. 오리온은 올해 중 쌀과자 부문에서도 현지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앞세워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라자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는 비비고 브랜드관을 개설하고 만두·김치·즉석밥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5조924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국내 식품 매출을 넘어섰다. 동남아를 포함한 해외 유통망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에서 브랜드 직판 비중은 아직 30% 수준에 불과하다. 50% 이상인 중국과 비교하면 각 브랜드의 성장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점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의 잠재력이 압도적이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의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향후 전략이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라자다는 "동남아시아의 다변화된 시장 환경 속 각 브랜드는 국가별로 다른 소비자 기대치, 인프라 성숙도 차이, 각기 다른 규제 환경과 운영 요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여러 판매 채널과 물류 업체에 대한 동시 재고 관리, 복잡해지는 옴니채널 운영에 따른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 유지 등이 향후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소비재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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