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완제품 직수출을 위한 실무 협상을 구체화하며 동남아시아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동 개발 파트너의 이탈 리스크를 해소하고 대규모 양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KAI의 글로벌 수출 전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영국 항공전문지 '플라이트글로벌(FlightGlobal)'에 따르면 신동학 KAI 유럽/중남미실장(상무)는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영국 판보로에서 열린 '판보로 국제 에어쇼 2026'에서 이 매체와 만나 "초도 물량 16대 도입을 두고 인도네시아 측과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총 주문량은 48대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확정 계약 체결 시 해당 기체는 한국에서 KAI가 생산하되 인도네시아도 산업적 참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분담금 납부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 매체들은 인도네시아 공군이 한국산 T-50i 고등훈련기 22대 도입을 마무리한 직후 기존 계획을 수정해 KF-21 블록Ⅱ16대의 완제품 직수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KAI 핵심 관계자가 구체적인 도입 규모를 확인하며 불투명했던 양국 간 방산 협력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2016년 KF-21 사업에 합류하며 전체 개발비의 20%를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시제기 1대와 관련 기술 자료를 이전받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IF-X'라는 명칭으로 파생형 48대를 자체 생산한다는 것이 초기 청사진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분담금 납부를 장기간 미루면서 양국 간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사실상 백지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파행으로 치닫던 양국 간 협력은 현지 생산 물량을 한국 내 제작 완제품 구매 방식으로 선회하면서 돌파구를 찾은 모양새다. 사업 초기 계획했던 48대라는 총 도입 규모 자체는 유지하되, 직수입으로 도입 방식을 변경해 양측의 재정적 부담과 사업 지연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T-50i 22대와 KT-1 기본훈련기 20대를 운용 중이다. KF-21까지 직수입 물량으로 공급받게 될 경우 기존 조종사 교육과 정비 등 군수 지원 체계의 연계성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