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페루 K2전차 150대 최종계약 청신호...육군 기술위 "작전능력 검증"

레오파르트2·M1A2 에이브럼스·MBT-3000 등 평가 대상…K2 우선 추천
현대로템·FAME 지난해 12월 K2 54대·K808 141대 공급 협력 총괄합의서 체결
현지 생산 기반 구축·2억7000만 달러 산업 투자 계획 제시…중남미 대형 수출 기대감

 

[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가 페루 육군의 150대 규모 차세대 주력전차(MBT) 사업에서 우선 도입 후보로 부상했다. 페루 육군 기술위원회가 K2의 작전 요구조건 충족 여부를 평가한 뒤 도입을 건의하면서 K-방산의 중남미 대형 수출 프로젝트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생산 기반 구축과 2억7000만 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산업 투자 계획까지 연계된 협력 모델이 제시되면서 향후 최종 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페루 육군 기술운용연구위원회는 신형 전차 150대 도입 사업 평가에서 현대로템의 K2 흑표를 우선 기종으로 추천하고 도입을 건의했다. 이번 권고는 최종 계약 체결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향후 추진될 대규모 전차 획득 사업에서 현대로템이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루 육군 기술운용연구위원회는 △독일 레오파르트 2E6 △미국 M1A1 및 M1A2 에이브럼스 △중국 MBT-3000(VT-4) 등 주요 전차를 대상으로 성능과 운용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K2 흑표가 페루 육군의 작전 요구사항을 가장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해 우선 도입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K2는 현대로템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동 개발한 대한민국 육군의 주력전차다. 120㎜ 활강포와 자동장전장치를 탑재해 승무원을 3명으로 줄였으며, 최고 시속 70㎞, 항속거리 450㎞의 뛰어난 기동성을 갖췄다. 복합장갑과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고산지대 작전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첨단 서스펜션 등을 갖춘 점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번 K2 도입은 페루 육군의 오랜 숙원인 기갑 전력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페루 육군은 지난 1973년에 도입한 구소련산 T-55 전차와 1960년대 프랑스산 AMX-13 등 수명을 훨씬 넘긴 노후 장비를 운용해 왔다. K2 전차가 최종 배치될 경우 페루의 지상 전투력은 중남미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앞서 양측의 협력은 가시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바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물류선 '글로벌 세이프티(GLOVIS SAFETY)'호가 페루 칼라오(Callao)항에 입항해 K2 흑표 전차 2대와 K808 장갑차 6대를 하역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현대로템과 페루 국영 방산기업 FAME S.A.C.가 체결한 총괄합의서의 연장선상이다. 당시 체결된 총괄합의서는 K2 전차 54대와 K808 장갑차 141대 규모를 담고 있다. 페루의 혹독한 안데스 고산 지형과 험지에서 진행 중인 실차 테스트 결과가 이번 기술위원회의 긍정적 권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페루 내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2억7000만 달러 규모의 산업 투자 계획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술 이전과 현지 조립·생산 공정을 포함한 장기 파트너십 모델이 페루 정부와 군 당국의 방산 자립 기조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페루의 과감한 현대화 행보는 인접국인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의 기갑 전력 개편 논에도 적잖은 자극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페루 육군의 공식 도입 권고를 계기로 향후 정부 승인과 본계약 체결 협상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K2 흑표가 폴란드에 이어 중남미 시장에서도 대규모 수출 결실을 맺을 경우, 현대로템은 남미 기갑 전력 현대화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거머쥐게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과 페루의 방산 협력은 해군 분야로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국영 조선소 SIMA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 사업을 순항 중이다. 미국 역시 F-16 블록70 전투기 판매를 제안하며 페루 군 현대화 사업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방산 주도권 경쟁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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