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속 텍스트와 스마트폰 액정을 벗어난 인공지능(AI)이 마침내 '육체'를 얻어 산업과 일상의 '현장(On-Site)'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껍데기에 불과했던 기계가 고도화된 지능을 얻어 인간과 공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루는 로봇의 종류부터 핵심 부품, 기술적 난제, 신제품, 시장 트렌드까지 실체화된(Embodied) AI가 주도하는 거대한 변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더구루=홍성일 기자] 산업현장에서는 과거부터 로봇팔, 바퀴 달린 카트형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자동화 기기가 사용돼왔다. 하지만 '임바디드 AI(체화형 AI·Embodied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휴머노이드와 4족보행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두 로봇에 대한 관심은 기존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서,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냐는 '비즈니스적 질문'에 기인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차세대 휴머노이드 구동 AI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2'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로보틱스2는 기존 1.5모델이 상체 제어만 가능했던 것과 달리 로봇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최대 완성차 기업 '비야디(BYD)'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8월 초 수년 간 개발해 온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BYD 외에도 매일 전 세계에서 새로운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임바디드AI 시대 가장 핫한 기술이 된 이유는 인간을 닮았다는 데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지난 6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며 "이에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움직임을 학습할 데이터도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만 무려 28만 년 분량의 영상이 올라와있다. 대부분이 인간이 도구, 물체,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이라며 "이 거대한 데이터 저장소가 휴머노이드의 능력을 빠르게 강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핵심 관계자도 비슷한 발언을 한 적 있다. 아틀라스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잭 자코스키(Zack Jackowski) 부사장은 회사 팟캐스트에 출연해 "공장 내 수만 개의 서로 다른 작업을 개별적으로 자동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범용 휴머노이드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강점 때문에 휴머노이드는 산업현장은 물론 가정용 시장에서도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머노이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이 '로봇개'라고 불리는 4족보행 로봇이다. 네 개의 다리를 이용해 동물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로봇의 특징이다.
대표적인 로봇으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Spot)', 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Vision 60)'이 있다. 중국에서도 딥로보틱스(DEEP Robotics), 유니트리(Unitree) 등이 제품을 출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은 재난현장, 보안, 물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비전60은 방산 분야에서 활동이 도드라지고 있다.
4족보행 로봇의 강점은 험지 기동 능력이다. 길 잘 닦인 평지에서는 바퀴형 로봇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순간적인 높낮이 변화와 바위와 같은 장애물이 즐비한 산악 지형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된다. 반면 4족보행 로봇은 다리로 움직이는 만큼 어떤 지형도 개척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발 부위에 바퀴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형태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중국 유니트리는 차세대 휠-레그 4족보행(wheel-legged quadruped) 로봇 'AS2-W'를 출시했다. AS2-W는 평지에서는 바퀴로 빠르게 주행하고, 그외 지형은 다리로 걸어서 이동한다.
업계는 앞으로도 기존 환경에서 인간이 수행하던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로봇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
구글 AI 자회사 딥마인드는 "로봇공학이 가진 진정한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단일 작업 자동화를 넘어 범용 지능 단계로 진화해야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현실 세계에서 인간과 협력하며 복잡한 과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피지컬 AI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