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가장 안전한 보관 수단으로 꼽힌 비트코인 콜드월렛이 해킹돼 1억 달러가 넘는 자산이 탈취됐다. 개인키 생성 과정의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콜드월렛의 보안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비트코인 보안기기 업체 코인카이트의 콜드카드를 이용한 가상자산 지갑 약 5000개에서 비트코인 1755개가 유출됐다. 피해액은 약 1억1000만 달러(약 1570억원)에 달한다.
콜드월렛은 인터넷과 분리된 별도의 하드웨어 기기에 가상자산 개인키를 보관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해킹 위험이 낮아 거래소나 인터넷 기반 지갑보다 안전한 보관 수단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해킹은 콜드카드 기기가 지갑 접근에 필요한 ‘시드 문구’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프트웨어 결함을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드 문구는 여러 단어로 구성된 문자열로, 이를 확보하면 해당 지갑에 접근해 자산을 옮길 수 있다.
미국 핀테크 기업 블록에 따르면 콜드카드는 난수 생성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무작위 값 대신 기기 일련번호처럼 예측하기 쉬운 값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해커들이 시드 문구를 예측할 수 있게 됐고 개인키를 알아내 가상자산 지갑을 잇달아 공격한 것으로 분석된다.
피해 규모도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달 31일 약 3800만 달러(약 543억원)로 추산됐던 탈취액은 주말 사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피해자 조너선 굿맨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콜드월렛 3개에서 자산이 모두 빠져나가 160만 달러(약 23억원)를 잃었다”고 밝혔다.
코인카이트는 일부 콜드카드가 침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배포했다. 다만 일부 자산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추가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을 직접 보관하더라도 보안성은 개인키 생성·보호 절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회사 모나크자산운용의 아이샤 키아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인키 관리가 취약하면 콜드월렛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은 줄었지만 발생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피해액은 9억7200만 달러(약 1조 3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억 달러(약 3조3000억원)보다 감소한 반면 해킹 건수는 207건으로 반기 기준 가장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