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한화그룹의 미국 현지 조선 생산거점 확장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 한화 필리조선소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기 위해 추진하던 뉴저지주 폴스보로(Paulsboro) 항만 시설 임대권 확보가 기존 항만 운영사와의 갈등 및 법적 분쟁 끝에 최종 무산되면서다. 이에 따라 한화는 미국 남부 지역 주(州)들을 대상으로 한 '플랜 B' 가동에 나섰다.
5일 미국 매체 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The Philadelphia Inquirer)에 따르면 한화 필리조선소는 뉴저지주 폴스보로 항만 시설 임대차 계약 승계를 포기하고, 미국 남부 주들이 제시한 투자 제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24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필리조선소는 최근 △대형 미 해군 사업 수주와 흑자 전환 △1000여 명 규모의 노조 인력 추가 고용을 위해 현재 110에이커(약 44만5000㎡) 규모의 펜실베이니아주 사우스 필라델피아 단지 외에 추가적인 생산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왔다. 특히 폴스보로 부지는 기존 조선소와 바지선으로 불과 6km(약 4마일) 떨어진 입지여서 선체 블록 생산 및 대형 철강 구조물 제작을 연계하기에 최적의 거점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한화는 최근 미 미사일방어청(MDA)으로부터 약 3조원 규모의 해상미사일시험계측선(MRIV) 2척 사업을 수주하고, 기존 적자 물량이 해소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턴어라운드)을 예고한 바 있다. 대형 특수선 수주로 현지 생산능력(CAPA) 확충이 시급해진 시점에서 폴스보로 부지 확보 무산은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당초 한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풍력 프로그램 중단 조치 이후 독일 파이프 제조업체 EEW가 잔여 임대 권한을 갖고 있던 폴스보로 부지를 낙점했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EEW와 임대 계약 승계에 합의했으며, 미 2026 회계연도 국방예산안(FY2026)에도 해당 시설을 활용한 조선산업 기반 확충 명목으로 1억 1000만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이 반영되며 사업에 탄력이 붙는 듯했다.
하지만 항만 운영사인 홀트 로지스틱스(Holt Logistics)의 반발이 걸림돌이 됐다. 홀트 측은 EEW의 임대권 양도 권한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폴스보로 항만을 제조업이 아닌 컨테이너 및 산적 화물 중심의 해상 터미널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연방 및 주 정부 관리들과 지역 정치권의 중재 시도에도 불구하고 홀트 측이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자 한화는 결국 지난 3월 계약을 최종 철회했다.
이번 협상 무산으로 뉴저지 지역사회에서는 대규모 제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폴스보로시는 한화 프로젝트 철회로 연간 75만 달러(약 10억원) 규모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고, 지역 정치권 역시 제조업 중심의 항만 개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뉴저지 부지 확보가 최종 무산됨에 따라 한화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공언한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집행할 대체 부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현재 한화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미국 남부 주들의 제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