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이 텅스텐 스크랩과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인 블랙매스의 수출을 1년간 금지한다. 한국 등 아시아 재활용업체의 원료 조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달 말부터 텅스텐 폐기물과 블랙매스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규정을 연방관보에 게재했다.
미국 내 텅스텐 폐기물과 블랙매스 공급업체는 해당 물량을 자국 시장에 판매해야 한다. 다만 당국의 예외 승인을 받으면 수출할 수 있다. 이번 제한 조치는 시행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블랙매스는 폐리튬이온배터리를 파쇄해 얻는 중간재로 리튬과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회수하는 데 사용된다. 텅스텐은 군용 장갑과 탄약부터 자동차 공장의 정밀 공구까지 폭넓게 쓰이는 고강도 금속으로 중국의 수출 통제 대상에도 포함돼 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핵심 광물·소재가 포함된 산업 폐기물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당국에 권한을 부여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상무부는 “핵심 광물·소재의 공급 부족이 국방과 국가안보에 대한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회수 가능한 자원의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평가기관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블랙매스 생산능력은 폐배터리 투입량 기준 전 세계의 약 9%를 차지했다.
리 앨런 패스트마켓츠 수석 전략시장 분석가는 “미국의 수출 제한으로 아시아 재활용업체가 확보할 수 있는 블랙매스 물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니켈·코발트·망간 원료 수입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이 현재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을 모두 처리할 만큼 충분한 정제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 제한이 미국 내 정제시설 투자를 촉진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재활용 원료의 판로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북미 배터리 재활용업체의 경영난도 정제능력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는 지난 4월 파산을 신청했으며 캐나다 라이사이클은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주요 채권자인 글로벌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가 일부 자산을 인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