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구리 가격이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둔 사재기와 글로벌 공급 감소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으로 물량이 몰린 가운데 황산 부족과 칠레 광산 차질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9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장중 파운드당 6.7045달러(약 9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5월 중순 기록한 종전 장중 최고치인 파운드당 6.69달러(약 9000원)를 넘어선 수준이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약 17%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도 이날 톤당 1만4050달러(약 2000만원)까지 올라 지난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만4500달러(약 2050만원)에 근접했다. LME에서는 현물 가격이 3개월물보다 톤당 100달러(약 14만원) 이상 높은 백워데이션이 나타나 단기 공급 부족 우려를 반영했다.
뉴욕 구리 가격은 런던보다 톤당 약 640달러(약 90만원) 높게 거래됐다.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차익거래를 노린 구리 물량이 미국으로 집중된 영향이다.
미국 정부는 정련 구리 수입품에 내년 1월부터 15%, 이듬해부터 30%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지난 6월 30일로 예정됐던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은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
관세 결정 전 선매수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미국 항구로 유입된 구리는 20만톤을 넘어 2014년 통계 집계 이후 월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COMEX 구리 재고도 올해 들어 40% 이상 증가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 스톤X파이낸셜의 마이클 쿠오코 금속 부문 책임자는 “수요 증가보다 관세 차익거래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밖에서는 원료 부족으로 구리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중국의 수출 금지로 구리 생산에 쓰이는 황산 공급량이 전 세계적으로 약 4분의 1 줄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칠레 일부 생산시설에는 30~60일간 사용할 수 있는 황산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산 개발 차질도 공급 압박을 키우고 있다. 칠레 국영 구리업체 코델코는 새로운 형태의 지진 위험이 확인됨에 따라 세계 최대 지하 구리광산인 엘테니엔테의 ‘안데스 노르테’ 확장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